지난 연말 미국의 ‘뉴스위크(Newsweek)’가 종이신문 시대를 마감했다. 80년 역사를 지닌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이다.

뉴스위크는 그동안 심층보도와 수많은 특종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판 판매 부수가 줄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만성적인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온라인 전용매체로 전환되어 올해부터는 ‘뉴스위크 글로벌’이라는 타이틀로 유료 서비스 매체가 됐다.

40~50 이상 세대들은 ‘타임’지와 ‘뉴스위크’지에 대한 추억이 많을 것이다. 학창시절에 미국의 시사잡지를 보면서 영어공부도 하고 세상을 보는 눈도 키우고 특히 군사독재 시절에는 한국 군사정권을 비판하는 미국 원본을 구해 봤다는 것이 자랑스런 무용담으로 전해졌다. 또한 휴대가 간편해서 옆구리에 끼고 거리를 나서면 외관상으로 멋스러워 보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서 인기가 많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독자들의 입맛이 변해버린 탓에 이제는 휴대용 전자기기가 그 멋스러움을 대신해 버렸다. 뉴스위크가 그 변화의 격랑에서 몰락을 한 셈이다.

얼마 전에 조경 모임에 참석한 후배가 한마디 한다. ‘선배님 ! 한국조경신문을 인터넷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구태여 신문구독 신청을 안 해도 접근이 쉽던데요’ 하면서 생글거리며 한국조경신문의 정보에 대한 애정 표현을 했다. 대한민국 조경인이 모두 이런 식의 접근이라면 한국조경신문도 종이신문시대를 마감하고 인터넷신문으로 전환을 해야 할지 모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2011년 한국신문협회에서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로 팝페라 테너 임형주씨를 선정하여 시상한 적이 있다. 임씨는 15개 신문을 구독할 정도로 ‘신문 마니아’다. 그는 ‘사회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신문만큼 좋은 것이 없다. 종이신문을 넘기는 손맛은 마우스 클릭과 비교할 수 없다. 신문은 세상을 가르쳐주고 다른 사람의 삶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고마운 선생님이자 좋은 친구’라고 했다.

삼성그룹은 인재선발 원칙 중 판단력을 중시하는데 ‘종이신문을 읽어서 방향설정을 위한 판단력을 키우기를 권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경향이 있는데 종이신문을 꼼꼼히 읽다 보면 듣고 싶지 않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돼 현상을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다’는 인사담당자의 귀뜸이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시사주간지 중 뉴스위크는 온라인으로 가고 타임지는 오프라인을 잘 유지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젊은 층들이 입맛에 맞는 기사만 골라보는 것은 자칫 편협한 판단력과 지식을 갖추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디지털이 주는 매력도 즐겨야 되지만 아날로그의 매력은 인간세상을 폭넓고 정감있고 살맛나게 만든다. 세상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융합된 구성체이므로 ‘디지털 편식’은 정신적 영양실조를 초래할 수 있다. 새해부터는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영양섭취를 하기 바란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