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산씨 수상소감 - “햇살 따가운 한옥 툇마루 잊을 수 없어”
한옥에 있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툇마루이다.
특히 나는 10대 후반부터 유럽에서 살았기 때문에 서양에는 없는 툇마루가 더 특별하다. 반들반들하게 닦여진 나무바닥은 색감과 광택,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적인 가치가 충분하다.
또 나는 어릴 적 보성 시골할머니의 손에서 자랐기에 툇마루에 관한 추억이 많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 중 한 가지는 따가운 햇살이 비칠 때 할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빨간 고추를 말리시던 모습이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한옥의 색이다. 햇빛이 비칠 때 한옥은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낸다.
나는 한 장의 사진으로 내 기억 속 한옥의 색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재현해보고 싶다. 이제 할머니가 된 나의 어머니와 나와 같은 추억을 간직할 나의 조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