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별반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하루 사이에 대한민국 역사에 커다란 변환점이 그려졌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불리운 18대 대통령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 결과는 보수의 승리로 끝났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많은 공약이 발표 됐는데 큰 그림에서 보면 많은 부분이 겹친다. 국민 대통합이라든지 재벌개혁, 경제성장, 북한과의 협력 등의 공약은 세부 내용만 약간 다를 뿐 기본 골자는 같다. 그 만큼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야가 공통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확인이 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필자가 어릴 적에 학교 시험에서 100점을 받으면 아버지가 스케이트를 사주기로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시험범위를 몽땅 외워서 결국 100점을 받았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지금까지 내 손으로도 스케이트를 사지 않았다. 누구나 어릴 적에 이런 기억은 하나 쯤 있지 않을까?

지금도 스케이트장에서 만나는 스케이트를 보면 그때 약속을 지켜주지 않은 아버님을 생각하게 된다. 그 약속을 못 지킨 아버님의 사정을 헤아리며 미소를 짓게 되지만 당시에는 무지무지 억울하고 서운했던 기억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어른은 어린아이에게만 상처를 줄까?

우리는 지금 많은 약속과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 후에 ‘747공약’에 한껏 들떠 있었다.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를 살릴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었고, 7%의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부푼 꿈이 있었다.

5년이 지나가는 지금 그 약속은 현실적으로 무지개 꿈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자가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또 대통령 당선인은 어제 밤 광화문광장에서 ‘앞으로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대통령이 돼 여러분이 기대하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 민생, 약속, 대통합 대통령,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선 확정 첫 인사에서 약속이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꺼내면서 무엇보다도 ‘약속’을 강조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양치기 소년에게 속아서 심드렁한 기분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대와 희망을 가지는 것은 혼자만의 심정은 아닐 것이다. 초심대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가가 되기를 바라며 당선을 축하한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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