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남산을 ‘Namsan’으로 써온 서울시내 도로 표지판 등의 외국어 표기가 의미를 함께 담은 ‘Namsan(Mountain)’ 형식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지난 10월부터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이 같은 공공 안내물의 영어·중국어·일본어 표기기준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중국어와 일본어 표기안은 서울시가 중앙정부에 앞서 만든 것이다. 서울시는 “공공 안내물의 외국어 표기는 중앙부처 표준안대로 써왔지만 지명, 기관명, 문화재명 등 다양한 한글 명칭을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보완했다”고 밝혔다. 정부 표준안이 있는 영어 표기법과 달리 중국어와 일본어는 통일된 정부 기준안이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부처가 전국 표준 표기안을 만드는 게 맞겠지만, 관광객 등을 위해 각종 안내판에 중국어와 일본어 표기가 필요해 서울시의 기준을 먼저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중앙부처에 중국어, 일본어 표기 기준 수립을 요청하고 가능한 한 이번 서울시 기준이 반영되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 영어 표기기준 개선안은 로마자 표기만으로는 이해가 어려운 경우 의미를 함께 표기하는 형태로 바뀐다. ‘Hangangdaegyo(Br.)’로 표기되던 한강대교는 ‘Hangangdaegyo(Bridge)’로 수정된다.

‘Hangang’(한강)은 ‘Hangang(River)’으로, 경복궁은 ‘Gyeongbokgung’ 대신 ‘Gyeongbokgung(Palace)’으로 표기된다. 중국어 표기기준 개선안에는 한자에 없는 순우리말을 의미나 발음에 따라 표기하는 기준이 포함됐다.

‘굽은다리(曲橋)’처럼 명확하게 뜻이 대응되는 한자가 있으면 의미를 따라 표기하고, ‘서울(首爾)’같이 뜻풀이가 불가능한 용어는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기로 했다. 이런 기준과 상관없이 ‘애오개’나 ‘연신내’ 등 이미 관용화된 용어에 대한 표기는 그대로 적용한다.

또, 중국어 간체와 번체를 동시에 표기하되, 어려운 경우에 간체를 우선 표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본어의 경우 발음대로 가타카나를 이용한 표기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남대문’처럼 관용화된 보통명사는 국어 발음에 맞는 한자를 병기해 ‘ナムデムン(南大門)’으로 표기할 수 있다.

‘잠실’처럼 한자어가 있는 고유명사도 ‘チャムシル(蠶室)’로 가타카나와 한자를 함께 표기할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홈페이지에 외국어 표기기준 개선안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개선안은 2013년 1월부터 기존 및 신규 표지판에 점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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