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선거유세가 더 뜨거워지고 각종 공약과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제시된 공약대로 실천이 된다면 우리 국민은 어려운 경제상황이 극복되고 각종 혜택을 받으며 행복한 세상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인지 대선 TV 토론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선 TV토론은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 때부터 시작됐다. 그때도 국민들의 관심이 커서 시청율이 50%대를 훨씬 넘었고 이번 1,2차 토론도 시청율이 3~40% 대를 넘어서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의 표정과 능력 그리고 정책을 하나하나 눈여겨보고 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책임질 지도자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판단 자료로 삼는다.

토론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의 정치적 민회와 법정토론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 토론은 미래의 선택을 결정하는 것이며 정책과 가치에 대한 주제가 되는 것이며 법정토론은 과거 행위에 대한 사실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지금 대선 TV토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를 가늠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정책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기 주장을 전달하고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비유하는 발언을 많이 하고 있으며 상대방의 정책에 대하여 잘못된 점을 들춰내고 있다.

이 토론을 들은 유권자는 냉정한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러나, 토론이 주어진 주제와 다른 이야기로 동문서답을 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비판이 아닌 비난으로 일관된다면 토론의 가치와 목적이 떨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상대방의 발언 도중에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 것은 상대방과 토론을 시청하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정책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하고 있는 시점에 동시에 충돌하는 목소리는 토론에서 가장 금기해야 할 부분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두 차례에 걸쳐서 보고 말았다.


성숙한 토론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의 질문이나 답변을 제대로 듣지 못하면 다음 발언이 중심을 잃고 헤매게 되고 당황하게 된다. 지역 유세에 참여하여 후보자의 정견을 듣지 못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해줘야 하는 것이 지금의 TV토론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은 후보자들의 정책과 비젼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 흔히들 민주주의의 꽃을 ‘선거’라고 한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토론은 민주주의의 꽃봉오리이다. 그 꽃봉오리가 잘 피우기 위해서는 햇빛도 필요하고 수분도 필요하다. 잘된 토론은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꽃을 예쁘게 피우게 한다. 정책토론이 잘 되어야 유권자는 선택의 기준을 삼는다.

대선 TV토론은 국민을 위한 토론이 되어야 하는데 비난 일색의 토론을 한다면 이 토론은 누구를 위한 토론인지 묻고 싶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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