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종필 관악구청장.

지난달 열린 ‘제6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서울시 관악구청이 공공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관악구는 조경정책부문과 청룡산 유아체험장(공원녹지부문), 도림천생태복원(생태조경부문), 청룡산 동네뒷산공원화사업(농촌경관조성부문), 상도근린공원 내 국사봉체육관 건립(문화관광부문) 등 5개부문에 출품해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22일 열린 조경대상 시상식에서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목발을 짚으며 참석해 조경인들로부터 따뜻한 박수를 받기도 했던 유종필 관악구청장. 평소 공원과 산을 즐겨찾고 있으며, 이용자 중심의 조경정책을 강조하는 유 구청장을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발행인이 만나 관악구의 조경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 김부식 발행인·정리 배석희 기자>

‘조경대상’ 받은 뒤 수상 소감은?
조경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히, 관악구의 최우수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제일 높은 성적으로 2010년에 수상한 특별상에 이어 2회 연속 수상이다. 이는 관악구의 조경정책이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구청장 취임과 함께 각종 조경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잘 수행해준 직원들에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관악구 조경조직 구성은?
도림천과 같은 하천 관리부서와 도로디자인 관련 부서 등은 따로 있고, 주요 조경 사업은 도시관리국에 속한 공원녹지과에서 추진하고 있다. 공원녹지과는 생활권 내 공원을 관리하는 생활공원팀, 가로수·녹지대를 관리하는 조경팀, 관악산을 전담으로 조성하고 관리하는 공원조성팀과 관악산공원관리팀, 일반 산림관리를 하는 자연생태팀으로 구성됐다. 관악구 전체 면적의 약 59%가 산림과 공원이 차지하고 있어 공원녹지과 업무 영역이 방대하고 그 임무가 막중하다.

▲ 유종필 관악구청장
관악구 핵심 녹지정책은 무엇인가?
열악한 자치구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적인 정책 수행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시범사업이나 수범사업을 적극 발굴해 조경 사업을 다양화하면서 타 기관과의 MOU체결 등을 통해 공동 작업 체계를 주도하는 등 차별화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사람중심 관악특별구’라는 구정 비전에 맞게 자연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과하지 않게 추진하는 이용자 중심의 조경정책도 관악구가 지향하는 조경정책 방향이다.


주요 추진 사업을 소개한다면?
관악산을 수평적으로 쉽게 걸으면서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체험 할 수 있는 ‘관악산 둘레길’ 조성을 위해 금천구, 안양시, 과천시 등 관악산에 인접한 3개 자치단체와 MOU를 체결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관악산 둘레길은 총 길이 32km로 조성되고 있으며, 현재는 관내 23km가 조성돼 구민들에게 개방된 상태다.
최근에는 청룡산에 무단 경작으로 인해 훼손된 지역에 도시농업의 참여와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주민텃밭공원’을 조성했으며, 어린이들이 숲에서 체험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황룡산 유아숲 체험장’을 시범사업으로 조성해 많은 어린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단조롭고 노후화된 어린이공원을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시설들로 재조성한 ‘상상어린이공원’ 20개소를 조성한데 이어 테마적 성격을 업그레이드한 ‘창의어린이공원’ 9개소를 추가로 조성했다. 창의어린이공원을 오는 2014년까지 12개소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청장에 취임한 이후 ‘장애인이나 노약자들도 휠체어를 타고 관악산에 올라 도심을 조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이후에 그 아이디어는 계획안으로 작성되어 서울시에 올라갔고, ‘무장애 데크로드’라는 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현재 장애인과 노약자도 휠체어를 타고 관악산을 등반 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사업은 전국 최고 규모(1.6km)로 설치 중에 있으며, 이는 이용자 중심의 조경정책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Eco-Q-Belt’는 어떤 계획인가?
2009년 용역 수행을 통해 ‘관악구 공원녹지 장기비전 기본계획’이라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공원녹지정책을 마련했다. 여기서 제시된 ‘Eco-Q-Belt’는 기본계획의 핵심사항이며 관악구의 비전이다. 관악산이 도시 외곽의 녹지축을 이루고 내부에는 도림천이 관통해 흐르고 있는데 이 모형이 Q 모양의 형상을 이루고 있어 붙여진 명칭인 것이다.
Eco-Q-Belt 조성 계획은 단절된 산림과 도심 녹지축을 연결하여 생물 이동통로를 조성하고, 하천의 자연성이 단절된 지역을 연결해 자연성 복원을 골자로 하고 있다. ‘관악산 둘레길 조성사업’이나 ‘도림천 생태복원 사업’ 등이 Eco-Q-Belt 조성을 위한 사업들이다.

▲ 대담중인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발행인.
그래도 주택가 공원녹지는 취약하지 않은가?
그렇다. 우리 구는 관악산 도시자연공원 중심으로 공원녹지가 확보되어 있지만, 생활권 주변 녹지는 매우 취약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생활권 녹지공간 확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선 주택가 내에서는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창의어린이공원 조성사업’이나 ‘근린공원 노후시설물 정비사업’ 등 기존 공원 시설의 개선을 통해 녹지량을 확충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에서 공원 소외지역에 쌈지마당을 조성하는 ‘한뼘동네공원 조성사업’에 적극 참여해 은천동에 소공원을 조성하는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그 밖에도 난곡동에 400년간 생육한 느티나무 보호수 주변에 건물을 철거해 공원으로 조성하는 ‘보호수 정자마당 조성사업’과 같은 확충 사업도 시행하고 있으며, 동네 주변 산자락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동네뒷산공원화사업’도 꾸준히 추진 중에 있다.
아울러 재개발, 재건축 사업 시 기부채납공원 등 민간자본을 통한 민간공원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관악구의 공원녹지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 구는 ‘숲과 물이 풍부한 생명의 도시 Color City 관악’ 조성을 지향한다.
관악산과 도림천의 아름다운 숲과 시원한 산들바람, 풍부한 물과 같은 천혜의 자원을 바탕으로, 사람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즐거운 휴양공간 역할의 공원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 관악구가 지향하는 비전이다.

조경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정보의 90%는 눈으로 획득한다. 눈에 녹색이 들어오면 정신세계는 그린이 되고, 도심 속 콘크리트가 들어오면 정신세계는 사막이 된다. 고로 녹색을 자주 봐야 사막 같은 정신세계에서 오아시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누구나 몸 속에는 늑대와 양을 함께 키우는데 녹색이 들어오면 양이 성장하고, 콘크리트가 들어오면 늑대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범죄 예방 차원에서도 녹색이 중요하며, 이는 그만큼 조경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주민들 의견을 듣고 예산을 책정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시행중에 있는데, 최근에 주민 의견을 들어보면 공원녹지와 관련된 조경 사업에 대한 요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만큼 조경분야가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삶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요즘 건설 경기 침체로 조경업계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이럴 때 일수록 조경인들이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조경계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관악구는 다양한 조경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조경인들도 녹색도시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 부탁한다. .

▲ 지난달 열린 '제6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서울시 관악구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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