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담양은 죽향의 시골도시이다. 담양은 남도의 문화가 서려 있고 녹색의 도시이며 온 천지가 대나무로 기초화장을 하고 있다.

담양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나무축제가 있고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죽녹원, 소쇄원 그리고 창평 삼지천슬로시티 등 우수한관광자원이 즐비하다. 그야말로 담양은 자연사박물관인 샘이다.

남도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담양군은 관광객 700만 명의 관광 도시 담양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세계인의 축제가 될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군 공무원과 지역의 관광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관광서비스마인드 함양을 위한 아카데미교육이 있었다. 필자는 초청강사로 참가하여 “담양 관광의 새로운 매력 무엇인가”에 대한 특강을 하고 왔다. 필자는 강의에 앞서 1박2일 일정으로 담양을 방문하여 유명관광지를 사전에 답사하였다. 이번 여행은 담양관광의 현실을 관광전문가로서 관광객 입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담양의 매력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니, 담양은 남도의 멋과 맛 소리(흥) 그리고 정이 있는 문화도시였다. 송강 정철이 1585년 향리 창평에 낙향하여 4년여 동안 머물면서 지은 사미인곡과 속미인곡 같은 주옥같은 가사문학을 남겨 그야말로 고전문학의 얼이 서려있는 곳이다.

담양은 시심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다. 스스로 빛을 발하여 선비들의 발길을 붙잡는 길옆의 호수와 숲을 이룬 대나무들은 단연 으뜸이다. 그래서인지 담양엔 유난히 정자와 시가들이 많다. 은사(隱士)의 고절(高節)을 나타내는 독수정원림, 조선시대 정원을 대표하는 소쇄원, 가사문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가사문학관,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완성한 그림자도 쉬어가는 아름다운 식영정, 송강정과 함께 적송강유적으로 전라남도기념물 제1호로 일괄 지정된 사림 풍류정신의 선비공간 ‘환벽당’ 그리고 학습의 공간인 수남학구당과 창평향교, 다행히도 이처럼 다양한 전통 정자를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담양은 죽공예가 발달되어 부채 등 전통공예의 도시이다. 대나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죽공예품은 장인들의 혼과 땀이 배어 있었다. 그야말로 죽공예품들은 예술적 가치가 있어 보였다. 담양은 북춤과 판소리 남도창과 같은 소리의 고장이며 담양떡갈비와 대통밥, 쌀엿과 한과 창평국밥과 같은 먹거리의 고장이기도 하다.

담양은 대나무 고장이며 대나무축제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가본 담양은 한국의 가장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 죽녹원 그리고 대나무박물관이 있어 서로 풍광도 다르고 분위기도 아주 딴판인 이 길과 숲이 자연스레 하나의 코스로 동선이 연결된다. 이곳은 영화와 드라마, CF의 촬영 단골장소가 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서는 옛 시골길에서 느끼는 정취와 낭만을 만끽 할 수 있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몰입될 수 있도록 주변 분위기 조성과 길과 관련된 스토리를 개발하고 소달구지와 같은 체험시설이 도입되어 재미를 더했으면 한다. 또한 관방제림(官防堤林)은 조선 인조 때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철종 때 제방을 축조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 숲에는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벚나무 및 은단풍 등 여러 가지 낙엽성 활엽수들로 이루어졌으며, 나무의 크기도 둘레가 1m 정도되는 것부터 5.3m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고 나무의 수령은 최고 300년이나 된다. 또한 죽향문화 체험마을에서는 소쇄원, 명옥헌, 송강정 등 대표 정자들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한옥민박체험과 다도체험 등 여러 가지 체험도 할 수 있다.

다음은 담양 창평삼지천 슬로시티에 관한 이야기 이다. 삼지천마을의 슬로시티를 가기 전에 창평시장의 국밥집에 들러 순대와 창평국밥을 먹으면 그 맛이 담백하여 관광객을 매혹시킨다. 또한 창평시장은 쌀엿과 한과로도 유명하다. 창평 쌀엿은 생강과 조청을 섞어 밤새 푹 끓여 하루 동안 힘든 과정을 거쳐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입에 붙지 않는 엿으로 유명하다.

또한 찹쌀을 삭혀 가루를 내고 다시 찐 다음 공기가 골고루 배도록 만드는 한과는 정직하고 투박한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창평시장에서 전통먹거리로 허기를 채우고 삼지천 마을에 도착하게 되면 시간이 멈춰진 느림의 미학의 마을 슬로시티로 빠져들게 된다. 삼지천슬로시티는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양동마을에 버금가는 우리나라 전통 씨족마을이다.

마을입구 좁은 돌담 밑에는 채송화와 봉선화와 맨드라미 같은 소박하고 담백한 꽃들이 속삭이며 옹기종기 모여 있다. 어느 여인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것을 보면 시간이 멈춘 슬로시티를 실감하게 된다. 좀 더 골목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낮지도 높지도 않은 적당한 높이의 돌담 위로 담쟁이덩굴이 뻗어 있어 혼자 걸어도 심심하지 않다. 돌과 흙으로 빗어 쌓은 골목길 담장은 마을을 따라 3km가 넘게 이어지고 삼지천 마을의 담장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곳의 가옥들은 16세기 초에 형성되어 전통과 근대기의 건축양식이 결합하여 다른 가옥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고택들은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담양은 남도의 녹색생태도시이다. 필자는 앞으로 담양의 새로운 관광매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담양은 죽향의 도시로서 더욱 대나무 향기가 물씬 나는 고장으로 가꾸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양의 이미지 컨셉트를 대나무(木)에서 대나무숲(林)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담양의 온천지에 대나무를 식재하여 죽산업을 더욱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대나무를 재배하여 죽공예산업 육성은 물론 조경수로 판매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조성된 대나무 숲들은 보는 관광에서 체험하고 체류하는 관광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대나무 숲을 이용한 수목원 및 치유마을 등을 조성하여야 한다.

담양이 스쳐지지나가는 당일형 관광지에서 체류하는 관광지로전환 하기위해서는 대나무 산업을 더욱 육성해야 하고, 체류형관광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마을단위 나 소규모숙박 시설로 전통 민박이나 전통펜션, 전통호텔 단지를 조성해야 하며, 또한 야간 문화체험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담양은 맛의 고장이다. 담양의 별미 담양떡갈비를 더욱 고급화하여 정식의 부분요리에서 벗어나 고급 담양스테이크로 메뉴를 개발하여 한류음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창평 삼지천슬로시티도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특화해나가면서 안동 하회마을의 안동탈춤이 있듯이 담양을 대표하는 남도의 공연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죽향의 도시 담양이 앞으로 매력있는 관광지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흥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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