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자금조달 상황이 IMF 이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건설업자금조달 실태 분석’에서 시공능력순위 1위에서 450위까지 업체들을 대상으로 2011년 건설업체 금융실태 설문조사 결과 74%가 “전년대비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전년보다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응답률은 2001년 조사 당시 68.5%에서 10년만에 5.5%포인트 늘었다.

 

▲ 2011년 자사 자금 사정 악화 이유(1순위)

자금사정이 악화된 이유로는 ‘신규계약 축소’(34.5%)가 가장 많았으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 차입의 어려움’(20.0%),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10.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금난의 이유는 지역과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및 대기업의 경우 ‘APT 등 개발사업 분양 악화’가 23.8%로 가장 높았던 반면 중소 업체들은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수익성 학화’가 50%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앞으로 자금사정에 대해 ‘악화’ 또는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70%에 달한 반면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그 이유로는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44.2%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저가 수주가 심각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다음으로 ‘신규 계약축소’가 36.5%로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 건설사들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은 은행 등을 통한 간접금융 방식이 65.4%를 차지, 금융기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차입금의 금융기관별 의존 비율은 은행권이 46.0%가장 높았으며 증권, 자산운용, 보험사, 저축은행, 신협 등 비은행권이 21.9%로 뒤를 따랐다.

또 금융기관에서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건설경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응답이 86.2%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건설업계 자금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건설공사 물량 확대(56.3%)와 건설공사의 수익성 제고(22.9%)’를 꼽았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때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이자율’(31.2%)과 ‘대출 절차의 복잡성’(23.4%)이 꼽혔다.

보고서에서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금융기관 조달이 가장 중요한 자금원이지만 중소기업은 내부 유보 자금 활용 외에 다른 대안이 없어 자금 압박이 더욱 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업 전망이 불투명해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기피하고 있어 향후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며 “최근 역할이 위축된 공제조합 등 건설 전문 금융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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