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강원도 인제군 면적은 우리나라에서 홍천군 다음으로 넓은 곳이다. 90%가 산악지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처녀지이다.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다’ 라는 옛말이 있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조선 17대 임금 효종이 인제를 거쳐 청나라에 인질로 가면서 생긴 지명이란 이야기와 험준한 한계령 길을 닦기 위하여 인부들이 끌려가면서 생긴 이야기라는 설도 있으나 인제를 오지 중 오지로 인식하고 있던 군인들이 인제지역으로 자대배치를 받으면 한숨을 내쉬며 넋두리로 한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인제군, 고성군에 두루 걸쳐있는 설악산은 대청봉(1708m)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금강산과 남쪽으로는 점봉산과 오대산을 지척에 두고 있는 한국의 명산이다. 설악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눈(雪)과 바위(嶽)의 산이며 남한에선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은 인제군과 양양군 사이에 위치하며 해발 1708m로써 금강산의 1638m의 비로봉보다 높다. 등산코스로 가장 유명하며 정상에서 내려 보는 경관은 천차만별의 형상을 하고 있고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대자연의 파노라마는 단연 설악의 제일이다.

대청봉은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정상에는 백설이 덮여 있고, 6∼7월이면 진달래, 철쭉, 벚꽃이 피어 3만여 평이나 되는 곳 전체가 화원으로 고산의 멋을 한층 더 돋우어준다. 또한 인제의 대암산은 커다란 바위산이란 뜻으로 산자락부터 정상에 이르기까지 집채 만한 바위들이 펼쳐진 험한 산이다.

인제에는 또한 고층습원의 용늪이 있다 용늪이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4500년 전 형성된 식물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퇴적층으로 4천년간의 생물체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다.

용늪의 면적은 7490㎡로 세계적으로 진귀한 금강초롱꽃과 비로용담, 제비동자꽃, 기생꽃 등 순수습원식물 22종을 비롯해 112종이 서식하고 있다. 십이선녀탕은 12탕 12폭을 흔히 십이선녀탕이라고 불러 왔으며, 계곡에는 단풍나무, 전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등 거목이 우거져 있어, 계곡의 모습이 황홀하기 그지없다.

수려한 산약관광자원과 산천어가 살고 있는 내린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정한 계곡이다. 방동약수터는 지금부터 약 300년 전 어떤 심마니가 이곳 방동리에서 ‘육구만달’을 캐어낸 것에서 연유되었다 한다. 육구만달은 60년생 산삼을 말하는 것으로, 신비의 명약으로 불리 운다. 바로 이 산삼을 캐낸 자리에서 약수가 치솟기 시작했는데 방동약수가 바로 그것으로 산삼을 캐낸 그날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적이 없다고 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 약수를 마시고 효험을 보았다고 한다.

백담사는 깊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 속의 내설악의 관문으로써 만해 한용운이 ‘님의침묵’을 집필한 곳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거하여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인제가 이제 잠에서 깨어나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이때 필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관광개발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당시 인제군으로부터 인제종합레저스포츠 개발사업 구상 및 사업타당성검토 의뢰받아 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다. 이를 계기로 인제는 우리나라 최초로 레저스포츠를 주제로 한 종합모험레포츠 관광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때부터 모험관광지라는 네이밍도 가지게 되었다.

인제 모험관광지 개발사업은 내린천 레프팅 활성화를 위한 코스개발과 진입인도 개설, 공중화장실 및 샤워시설을 갖춘 관광편의시설 확충 그리고 인제지역특성에 맞는 민박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또한 내린천과 인북천이 만나는 합강정에 리닝타입의 경사진 번지점프대를 설치하여 특화 하였고, 산악자전거 코스개발, 자전거 하이킹코스 및 트레킹코스 개발 그리고 원대리 종합레포츠 축제장도 조성하게 되어 인제는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의 종합레포츠관광지로 부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소양강에서 개최되는 겨울철 빙어축제 관광 상품을 기획하였다. 인제군은 이전까지는 산악지역으로서 군 부대와 산으로 둘러싸인 인적이 드문 오지 중 오지였으나 인제 모험관광지 개발사업 추진으로 내린천 레프팅을 위해 연간 15만명이 찾는 국내 최고의 래프팅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겨울에도 60만명이 찾아오는 빙어축제로 연간 1백만명 이상의 레포츠 관광객의 방문으로 2천억원 이상의 관광소비가 일어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제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고 지자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명실상부한 종합레포츠의 메카로 떠오른 것이다. 처음에는 숙박시설과 관광편의시설 부족으로 대부분 당일관광 형태를 이루었으나 점차 자연휴양림과 황토방펜션 및 민박시설이 확충됨에 따라 체류형 관광형태로 전환되어 가고 있다.

더욱이 건강을 주제로 한 자연치유마을이 생겨나는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친환경적 개발이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인제에는 최근 들어 더욱더 즐길 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수도권의 자동차와 바이크 마니아를 겨냥한 복합 관광시설인 오토테마파크가 조성되어 내년 4월 오픈 예정으로 추진 중이다.

오토테마파크는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상설 자동차경기장으로 3.98km의 트렉을 가춘 자동차경주장과, 2만석의 메인스탠드를 포함한 총 7만석의 관람석, 카트 경주장, 모터스포츠 체험관, 134실 규모의 호텔과 118실의 콘도미니엄이 들어서게 된다. 이제 인제는 내년 동서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20분으로 소요시간이 단축되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그야말로 인제는 자동차 주행뿐만 아니라, 휴양, 자전거, 바이크, 카트 등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번지점프, 래프팅, 패러글라이딩, 빙벽타기, 수륙양용자동차, 산악자전거, 내린천 짚트랙 및 모험레포츠연수원, 휴양림 산책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도 스노레이싱을 즐기며 소양강에서는 빙어축제가 열린다.

인제는 레저스포츠의 낙원이자 사계절 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 해 가고 있다. 인제 모험관광개발사에서 보듯 관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험준한 산이 유일한 관광자원인 인제가 자연자원을 이용하여 친환경적인 개발로 연간 2천억원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성공적인 개발모델 사례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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