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열린 TEDxItaewon에서 최덕림 순천만국제박람회 사무국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강 하구는 막혀있다.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강 하구를 막아 놓은 나라가 많은데 그 이유는 하구를 막아서 농경지를 만들고 산업단지 그리고 쓰레기 매립장까지 만들기 때문이다.

생태계는 사람과 비슷하다. 사람이 잘 먹고 장을 통해서 잘 배출한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강물이 발원지에서 흘러 도심과 농경지를 지나 바다로 흘러 갈 때 바른 생태계이고 건강한 생태계이다.

우리는 과거 새만금을 막고 나서 우리가 아직도 매립국가라는 점이 부각됐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매립국가라는 이미지를 씻을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야 한다.

순천만이 있다. 순천만은 강물 하구에서 밀물이 육지로 5km이상 들어온다. 그리고 썰물때 역시 5km이상 나간다. 총 10km이다. 이 부분은 가장 영양소가 풍부한 곳이기에 어머니의 탯줄과 같은 곳이다. 이런 곳이 사라진다면 물고기가 산란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세계에서 5번째에 드는 이런 습지를 우리가 방관할 수는 없다.

순천만이 예전에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20년 전에는 쓰레기가 난무하고 불법개발과 관광객으로 인해 낚시배가 성행했다.

2006년 우리는 순천만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발원지-도심지역-완충지역-보전지역으로 나눠 관리하기 시작했다. 생태보전지구 970만km²는 개발이 제한되어 집을 지을 수 없게 되었다.

시민들의 민원으로 시청사는 조용한 적이 없었지만 만일 여기에 개발행위가 가능해서 했을 때의 ‘사익’이 높은 것인지, 아니면 순천만이라는 자원을 보전하는 ‘공익’이 더 높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했다.

1년반 고시 기간동안 72건의 민원을 반려했다. 순천만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순천만 주변의 주차장과 하천의 농경지를 습지로 복원하고 주변 음식점을 없애고 땅을 사들였다. 관광객이 늘어나자 낚시어선이 다시 성행했다. 갯벌이 손상되기 시작했고 확성기를 사용하자 새들이 놀라 날아갔다. 그래서 낚시어선을 생태체험선으로 교체하게 된 것이다.

또 매년 수많은 새들이 전깃줄에 걸려서 다치고 죽었다. 이것을 없애기 위해 한전을 설득해서 283개의 전봇대와 전선 1만2000km를 제거했다. 농민들은 경관농업으로 전환했다.

순천만이 관광객을 목적으로 이런 일을 했을까? 아니다.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서 습지를 넓혔고 새들이 쉴 곳을 만들었다. 그랬더니 흑두루미가 늘어난 것이다.

처음 발견할 당시 79마리였던 흑두루미는 현재 661마리이다. 흑두루미는 현재 세계에서 일본 이미즈시와 순천만에서 밖에 살고 있지 않는 멸종위기의 천연기념물이다. 이런 흑두루미를 보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에서도 순천만을 찾아온다.

10만명에 불과하던 관광객들이 연간 30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주말이면 시내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꽉 찬다. 경제적 가치가 달라지자 주민들의 생각이 생태계 보전을 해야 한다고 바뀐다. 이것은 개발만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전도 돈이 된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다.

하지만 순천만이 큰 인기를 끌자 주말이면 7천대의 차량이 순천만을 찾았고 화석연료에 의한 위기가 찾아왔다. 그래서 현재 부지를 도심쪽 5km 후방으로 이동시켰다.

그렇게 확보된 152만7천㎡의 땅이 상업적으로 개발되지 않도록 보존해야 했고, 우리는 그곳에 정원을 만들어 도시가 더욱 순천만 쪽으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에코벨트를 만들기로 했다. 그것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시작이다.

우리가 언제 돈을 목적으로 정원박람회를 열겠다고 했는가? 순천만을 보전하기 위한 에코벨트를 만들고 이것을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알려서 우리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매립국가’가 아니라 자연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보존국가’라는 이미지와 브랜드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 내년에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인 것이다.

여기에는 독일·프랑스·일본·중국 등의 세계정원과 17~19세기 정원, 10개국 전통정원, 외국정원 31개소, 도시·기업·작가들이 참여한 65개의 멋진 정원을 만들 것이다.

순천만과 정원박람장의 거리는 5km인데 이곳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 대신 포스코에서 궤도택시 형태의 PRT(개인교통운송수단)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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