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지금까지 DMZ관광에 대하여 서부, 중부, 동부지역으로 나누어 연재하였다. 이번 호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DMZ의 10경(景)과 10미(味)를 소개하고 DMZ에도 세계적인 정원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방안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DMZ에서 가장 볼만한 관광자원 10경을 소개하면 DMZ 1경은 계절과 물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대청도의 농여해변이다. 이곳은 물결무늬로 사막을 연상케 하는 백사장과 서산에 지는 낙조가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 해변의 고운 모래사장은 초승달모양으로 휘어져 돌아가고 잔잔한 파도 너머에는 대청도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DMZ 2경은 강화군 평화전망대이다. 전망대에서는 북한의 속살을 드려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오고 마음만 먹으면 작은 나룻배를 타고서도 북녘 땅에 땋을 수 있을 만큼 가깝게 느껴진다. 연계관광지는 전등사가 있는 마니산이 있고, 석모도 그리고 강화갯벌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DMZ 3경은 김포 문수산성으로 프랑스가 조선의 대원군이 천주교를 탄압했다는 구실로 조선의 문호를 개방시키고자 강화도를 침범하여 조선군과 프랑스군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병인양요(1866)의 격전지이다.

DMZ 4경은 분단의 상징 임진강 평화누리공원이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한국전쟁의 아픔을 안고 미래의 평화의 공존을 위해 사람의 손길이 더해진 곳이다. DMZ 5경은 국내 유일한 철책선 체험관광이 가능한 열쇠전망대로서 여기에서는 군부대체험과 철책선 걷기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남북분단의 현실을 리얼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DMZ 6경은 철원에 있는 고석정으로 DMZ 중부지역의 거점관광지 이기도 하다.

DMZ 7경은 양의대(안동철교)로 다리를 건너면 사람이 머물던 포구에 야생동물이 득실거린다. 옛날에 금강산에서 소나무 뗏목이 들어오고 한강에서는 소금배가 올라오기도 하던 곳이다. 또한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해 놓인 철제다리가 지나간 역사의 뒤안길을 느끼게 한다. DMZ 8경은 전쟁의 상흔이 담고 있는 펀치볼이 선정되었고 DMZ 9경으로는 살아있는 DMZ의 용늪이다. 용늪은 국내에서 최초로 람사르 국제 협약에 등록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고층습지이다. 연계관광지로는 대암산 용늪 자연생태학교와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이 있다.

마지막 DMZ 10경은 강원도 고성에 있는 건봉사이다. 신라시대에 지어진 사찰로서 한때는 우리나라의 4대사찰일 정도로 큰 규모였다. 인근 연계관광지로는 고성의 화진포해양박물관과 DMZ박물관이 있다.

DMZ에서 가장 맛있는 먹거리 10미(味)를 소개하면, 그 1미가 옹진군의 대청도 연평도에서 나는 꽃게이며, DMZ 2미로는 강화새우젓과 인삼, 고추를 재료로 쓰고 갈비를 물에 넣어 조리하는 젓국갈비는 맑은 국물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DMZ 3미는 김포의 장어구이가 그 미각을 자극한다. 강화와 김포사이에 남북으로 흐르는 염하강과 한강 사이의 강화해협에서 잡히는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하는데 그 맛은 다른 곳에서 잡히는 장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육질이 좋고 맛있는 특산물이다. DMZ 4미는 파주의 장단콩이다. 개발제한으로 오랫동안 토질이 오염되지 않아 환경과 좋은 토양 여건을 갖춘 장단콩은 전국 최고의 품질과 전통을 자랑한다.

DMZ 5미는 한탄강에서 나는 민물고기로서 육질이 좋고 맛이 담백하다. DMZ 6미는 철원에서 나는 민통선 한우이다. DMZ 7미는 화천군에서 나는 초계탕으로 북한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로 전해졌으나 여름철 즐겨 먹는 보양식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초계탕은 기름기를 제거한 닭과 신선한 채소 등으로 양념한 음식으로서 시원하고 담백한 맛과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DMZ 8미는 양구의 곰치로서 깊은 산의 습지나 고원에서 자라는 식물로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귀한 채소이다. 인제에서 나는 황태는 DMZ의 9미로서 오래전부터 북한의 함경도 지역에서 생산되었으나 한국전쟁 이후 진부령 대관령 일대에 실향민들이 터전을 잡아 생활하면서 황태를 생산하기 시작하였고 강원도 특유의 찬바람과 눈보라 속의 덕장에서 만들어진 황태는 강원도 제일의 대표 먹거리 특산물이다. 특히 황태로 만든 황태해장국, 황태구이, 황태찜이 유명하다.

끝으로 DMZ의 10미는 고성의 물회로 동해에서 나는 가자미, 광어, 우럭, 도미, 해삼, 멍게, 오징어 등을 재료로 만든 물회는 그 맛이 관광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와 같이 DMZ에 가면 가장 볼만하고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10경10미로 소개하였다.

다음은 DMZ를 세계적 정원테마파크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DMZ는 한국전쟁 후 60년 가까운 세월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베일에 싸였던 비밀의 화원, 금단의 땅으로 동식물만이 살아 숨 쉬는 세계최고의 생태관광지로서 자연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DMZ에는 구렁이, 삵, 참내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하여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3000여종 이상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또한 DMZ는 한국전쟁에서 수많은 목슴을 앗아간 비극의 지대이기도 하며,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스릴 넘치는 21세기 유일의 분단한국은 안보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DMZ는 미국 주간지(타임)은 DMZ가 아시아의 명소 중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DMZ는 관광자원으로서 안보관광과 생태관광 그리고 평화에 대한 여망을 주제로 한 굵직한 테마가 있다. 이러한 DMZ는 자연생태 그대로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그리고 매년 관광객 50만 명이 찾아오는 명소이다.

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뭔가 2%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그 부족함은 무엇일까? 안내서비스의 질, 관광자원에 대한 상품성, 주제성, 인프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현재 DMZ관광은 분단의 현장답사, 안보학습 스토리텔링에 의한 해설미숙 등 단순관광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도는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DMZ 관광에는 어느 지역이던지 비슷비슷한 시설물인 전망대 전시관 등은 관광객을 식상하게 한다.

DMZ에 가면 매력과 강열한 주제를 가진 세계적인 테마파크가 또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DMZ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안보, 생태,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테마파크가 조성될 때 DMZ의 매력은 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국 왕립원예협회가 주관하는 ‘첼시 플라워 쇼’에서 DMZ를 정원으로 승화시킨 ‘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화원’으로 최고상인 금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의 작품을 벤치마킹하여 세계적인 규모의 DMZ테마파크를 조성해서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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