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환경 문제와 부딪쳤을 때 ‘빗물’은 큰 단서의 하나이며 지금까지의 관계 이상으로 빗물이 건축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올해처럼 엄청난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는 이상 징후들이 나타나거나, 이에 따른 물 부족 현상 뿐 아니라 더 이상 비를 품어내지 못하고 있는 도시는 지구온난화로 연신 고열을 뿜어내고 있다.

이처럼 물 문제가 인류 생존과 관련된 중대한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빗물을 이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부가 지난 2010년에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을 제정, 빗물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했으며 각 지자체도 빗물 이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빗물이용 시설 설치 예산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 정책을 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빗물 활용’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해왔던 일본에서 펴낸 3권의 책, ‘비의 건축학’ ‘비의 건축술’ ‘비의 건축도’이 최근 번역돼 눈길을 모으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3권의 책은 일본건축학회에 의해 2000년 ‘비의 건축학’을 시작으로 ‘비의 건축술’, ‘비의 건축도’까지 시리즈로 편찬됐다. 책에서는 식물이 빗물을 유지하고 증산시키는 생태적 활동을 도심 속 건축과 부지에 일체화시키기 위해 빗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즐긴다는 관점으로 ‘빗물 이용’에 접근한다.

이와 동시에 건축의 적극적인 빗물 활용법을 소개하며 지구환경에 대응해야하는 우리의 문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비의 건축학/ 일본건축학회 편/김선희, 김진성, 박미호, 이재효 공역/ 기문당 펴냄/2012년 2월 20일 인쇄/220쪽/ 값 1만5000원

도시와 비 순화의 미학 ‘비의 건축학’

3권의 책 중 첫 주자인 ‘비의 건축학’은 건축의 빗물 대응을, 빗물활용이라고 하는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으로부터 빗물을 ‘빌린다’ ‘돌려준다’ ‘만든다’라고 하는 자연순환 사상으로 전환하고, ‘비의 건축’의 기본이 되는 개념을 전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빗물과 소통하는 방법, 생활에 지해를 찾아가는 것에 의해 ‘건전한 빗물 순환’에 도움이 되는 건축을 만들어 가는 것을 주제로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 곳의 건축 사례와 빗물 이용방법 등을 소개한다.

‘제1장 비를 활용하고 즐긴다’에서는 건물과 부지, 지역에 내리는 빗물을 어떻게 활용돼 왔는지 사례들을 소개한다. 제2장 비의 순환계에서는 통해 빗물이 자연에 어떻게 순환되며 우리 환경을 구성하는지를 담아내며 마지막 제3장 비와 건축에서는 실질적으로 건축물이 비를 수용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 비의 건축술/ 일본건축학회 편/김선희, 김진성, 박미호, 이재효 공역/ 기문당 펴냄/2012년 2월 20일 인쇄/159쪽/ 값 1만5000원

생활 속의 빗물활용 ‘비의 건축술’

‘비의 건축술’은 ‘비의 건축학’ 속편으로 편찬된 것이다. 비의 건축학이 ‘비의 건축’이라는 이념을 내걸고 지구환경시대의 ‘건축학’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비의 건축술’은 전편에서 빈약한 사례와 구체적인 실천에 필요한 안내서로서 불충분했던 면을 보완, 기술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한 사례르 소개하고, 빗물을 즐기고 생활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제1장 ‘비의 건축의 시작’에서는 비의 건축이란 무엇인가 기원을 살펴보고, 제2장 ‘비의 건축 만들기’에서는 주택 수준 혹은 건축군 수준에서 가능한 기술을 소개한다. 제3장 ‘비의 정원만들기’로 개인주택의 뜰이나 집합주택의 외부에서 가능한 것에 대한 소개를, 제4장 ‘비의 거리, 비의 마을 만들기’로 도로, 공원, 수로부 등의 공공적인 장소에서 가능한 것을 다뤘다. 제5장 ‘앞으로의 비의 건축’을 통해 향후 전망과 대책에 대해 소개한다. 

▲ 비의 건축도/ 일본건축학회 편/신용우, 김현아 공역/ 기문당 펴냄/2012년 5월 15일 인쇄/198쪽/ 값 1만5000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비의 건축도’

시리즈 마지막 편인 ‘비의 건축도’는 일본건축학회가 2011년도 발행한 ‘빗물활용 건축가이드라인’과 병행돼 작성된 것으로 실제로 빗물 건축을 지으려는 건축주를 비롯해 빗물을 더욱 활용하고 싶은 사람, 건축을 배우는 학생, 일반인 등에게 이 내용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비의 건축학’의 철학과 ‘비의 건축술’의 기술을 바탕으로 ‘비의 건축’을 더욱 발전시켜 최대한으로 잘 사용하기 위한 ‘도(道)-길(roadmap)’를 제시하고자 했다. 지구온난화 시대에서의 빗물활용 방법, 빗물건축과 빗물활용의 전체 이미지, 빗물활용의 용도에 따른 구체적인 방법, 공원과 농지, 산 등에서의 빗물화용 방법 등을 총 4장으로 나눠 다룬다.

총 3권의 책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지구환경문제를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빗물 활용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건축안에서 담아내고 풀어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방법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빗물 활용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가져야 하는지 다음과 같은 말로 요약해 지적했다.

“산림 감소는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것이고, 온난화는 그 활동 결과의 일부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소우도 다우도, 비를 사용하는 것도 비를 만드는 것도 모두 인간을 위한 활동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생활태도와 방식을 재검토함으로써 좋은 방향을 찾아 갈 수 있다”<‘비의 건축도’ 中>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