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조경학을 배우는 대학생이고 앞으로 조경인의 한사람으로서 성장하고 싶다. 처음 ‘조경인뚜벅이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접한 것은 한국조경신문에서다. 목요일마다 챙겨보던 중 알게 되었는데, 이번 7월에 기회가 되어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조경인의 한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한 발짝 다가가게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7월 14일 조경뚜벅이가 출발하는 날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처음 가는 거라 너무 떨렸지만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그런 기분은 그 순간 없어져 버렸다. 참가한 분들 모두 답사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다. 간단히 서로 소개를 하며 우리는 첫 소통을 시작하였다. 

이번에 답사를 간 곳은 경상북도 예천군이다. 이곳은 130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며 많은 문화유적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청정자원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약 세시간을 달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회룡포전경을 보기위해 회룡포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육지 속 섬마을이라고 불리는 회룡포(명승 제 61호)는 내성천이 350도 휘감아 돌아 나가는 최고의 물도리 마을이다. 회룡포는 감입곡류 지형이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곳이었고 하천의 맑은 물과 백사장 그리고 그 외부를 둘러싼 산들과 농경지, 마을이 어우러져 경관적으로 아주 좋았다. 비가 와서 제대로 경관을 보지 못할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산언저리에 안개가 자욱이 껴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회룡포에서 제일 큰 논밭에 오는 7월 28일부터 23일간 개최되는 ‘2012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를 홍보하기위해 글자와 그림을 황색 및 녹색 벼로 만들어 놓은 모습도 볼거리였다.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점심 먹을 때가 되었다. 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싸온 도시락을 꺼내어 즐겁게 얘기를 나누며 먹었다. 즐겁게 점심식사를 하고 회룡포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뿅뿅다리를 건넜다. 뿅뿅다리란 이름이 재미있어 기대했었지만 단순히 다리에 뽕뽕 구멍이 뚫려있어 그런 이름일 뿐 조금 실망하였지만 다리를 건너면서 보는 경치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회룡포 마을은 KBS1박2일, 가을동화에 나왔던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라고 한다. 그만큼 경치가 아름다웠고, 신선한 공기를 맛볼 수 있었다. 백사장에서 뚜벅이 단체사진을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위해 버스에 올랐다.

다음 답사지는 초간정 원림(명승 51호)이었다. 초간정(문화재자료 제 143호)은 조선선조15년(1582)에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을 저술한 초간 권문해 선생이 심신을 수양하던 곳이라 한다. 계류를 끼고 키 큰 소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앉은 초간정의 모습은 여유로워 보였고, 옛날사람이 앉아 서재를 펴고 공부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주문을 통하여 정자로 들어가 정자위에 서 보았다. 밖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며칠 쉬어 가고 싶은 심경이었다. 정자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주변에 푸른 소나무, 산세, 기암괴석이 잘 어우러져 운치를 더했다. 그곳은 무위자연을 바탕으로 생활하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관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금당실 마을이다. 마을 앞 금곡천에 사금이 생산되었다고 하여 금당곡 혹은 금곡이라고도 한다. 금당실 마을은 옛 선조들 숨결을 담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를 들어서자 돌담길이 보였다.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담고 있는 돌담길이 옛 형태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으며, 선조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 고택과 문화재도 옛 형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돌담길을 따라 걷는 길에 예쁜 꽃들이 심어져있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정감록에는 “금당실은 우리나라 십승지지의 하나로 병마가 들지 못 한다”고 해서 임진왜란 때에도 온전했던 곳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2012년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곤충바이오생태원이다. 산림에서 사는곤충, 경작지에서사는곤충, 초지에사는곤충, 정주권에사는곤충을 테마로한 시설들과 수목원, 곤충생태체험관 등이 곤충이라는 테마로 하여 조성해 놓았다. 예천시의 자연경관과 어울려 조성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곳곳에 곤충조형물을 만들어놓아 재미를 더했다. 생태원 대부분이 공사중이어서 모두 볼수는 없었지만, 엑스포 기간동안 다양한 행사를 한다고 하니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을 멋진 사람들과 함께해서 인지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 줄 몰랐다. 저녁시간이 다되어 우리는 KBS1박2일팀이 먹고 갔다던 유명한 순대 국밥집으로 갔다. 모두들 막걸리 한잔씩을 하며 흥겨운 분위기 속에 서로를 더 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조경’이라는 공통관심사로 모여진 장이라 더더욱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같은 경험은 나에게 있어 정말 유익하고 즐거웠다. 집으로 가는 시간이 아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다음에 또 참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마지막으로 조경에 관심이 있고, 또 우리나라의 멋진 경관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조경인뚜벅이프로젝트’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현주 동국대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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