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준 교수의 자생수목 재배법

<멀구슬나무>

 

▶분류학적 위치
멀구슬나무과에 속하는데, 이 과의 식물로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로는 남부 지방에서 새순을 가죽자반 등을 만들어 식용하는 참죽나무가 있다.
멀구슬나무의 학명은 Melia azedarach이다.

▶자생지
제주, 경남, 전남 등 남부의 해안지방과 섬의 마을 근처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는 멀구슬나무의 열매를 고련자, 줄기 껍질을 고련피, 뿌리의 껍질을 고련근이라 하여 약용으로 사용하므로 민가 주변에 많이 심었기 때문이다. 
일본, 중국, 대만에도 분포하는 나무인데 우리나라 자생종이라는 주장과 일본 등에서 도입되었다는 설이 있다.

▶관상 포인트
5월말부터 6월 초에 피는 꽃은 연보라색으로 원추화서에 작은 꽃들이 밀집하여 달려 아름답고 향기도 좋다.
꽃의 모양이 특이하고 아름답지만 잎이 핀 후 꽃이 피는데다 크게 자라는 나무의 특성 상 꽃이 크게 주목받기는 어렵다.
꽃은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좋다.
잎은 우상복엽으로 하나의 잎자루가 아주 크며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단풍이 아름답다.
멀구슬나무란 이름을 갖게 한 열매는 크기가 콩알보다 약간 크며 황갈색으로 익는데 겨울 내내 달려 특이한 정취를 풍겨준다.
열매는 주로 직박구리가 먹으며 먹더라도 종자의 발아력에는 문제가 없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어릴 때는 수간이 곧게 자라며 가지를 칠 때는 흔히 비슷한 크기의 가지 세 개가 나란히 자라므로 자연적으로 수형이 정연해진다.
양수이며 수관이 넓은 편이므로 남부 지방의 정원이나 공원의 녹음수로 좋다.
멀구슬나무에는 거의 병충해가 생기지 않는 점도 녹음수로 좋은 점이라 할 수 있다.

병충해에도 강하고 뿌리가 깊이 뻗어 바람에도 강하여 가로수로도 좋으리라 생각되는데 실제로 중국 등에서는 가로수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단지 공해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지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도심 가로수보다는 교외의 가로수로 심는 게 어떨까 싶다.
성장이 빠르므로 새로이 조성하는 공원이나 가정 정원에 우선 심어 허전함을 달래주는 초기 조경식물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여러 우수한 특성을 가졌지만 추위에 약한 것이 흠이지만 어느 정도 자란 나무는 아주 추운 곳이 아니면 식재할 수 있다.
참죽나무나 무화과, 조구나무보다는 추위에 강하며 동백이나 목서를 식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충분히 식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뿌리와 가지가 아주 연하여 나무 굴취는 어떤 수종보다 쉬운 편이며 이식에도 잘 견디는 편이다.

 


▶성질과 재배
추위에 약하므로 남부와 서해안 지방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나무가 자라면 어느 정도 내한력이 증가하게 된다.
토심이 깊은 땅을 좋아하며 성장이 빠른 나무인데 특히 어릴 때의 성장이 빠르다.
햇빛을 많이 요구하는 양수로 아래 가지는 쇠약해져 쉬 탈락하게 된다.

번식은 전적으로 실생에 의하는데 늦가을에 열매를 따서 과육을 제거하고 종자를 발라내어 노천매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하나의 열매에는 장방형의 큰 종자가 하나씩 들어 있으며 발아율은 높은 편이다.
파종상은 짚을 덮거나 발을 쳐서 마르지 않게 관리하며 발아 후에는 해가림을 제거하여 햇빛이 잘 쬐게 해준다.

성장이 빠른 나무이지만 메마른 토양에서는 그리 빨리 자라지 못하며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보수력이 좋은 기름진 토양이  요구된다.
토질이 좋을 경우 실생 후 2년 정도 재배하면 키가 1m 이상 자라므로 애초에 종자를 드물게 파종하거나 아니면 2년 후 캐어서 넓혀 심는 게 좋다.
성장이 너무 빠르므로 직접 조경 사업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재배 후 자칫 처분이 어려워 애를 먹을 우려가 있는 수종이므로 출하 계획을 잘 세워 재배해야 할 것이다.
반면 실생 후 7~8년만 기르면 관상가치가 충분한 꽤 큰 나무가 되므로 속성수로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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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계준
경상대 과학교육학사
경상대 생물학석사
고려대 생물학박사
현, 경상대 생물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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