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5대강이 있다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4대강과 더불어 생태의 강 섬진강은 5대강에 해당된다. 이번에 소개할 섬진강변 문화∙생태관광지는 하동포구 80십리 체험관관지 관광코스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하고자 한다.

하동포구 80리 하면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가 생각난다. 이 시에 안성현 작곡가가 곡을 붙인 ‘엄마야 누나야’ 동요 가사 노랫말에서 풍겨나는 섬진강의 경관적·서정적 감성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섬진강은 생태의 보고이면서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다.

섬진강변 문화∙생태관광지를 스토리텔링 할 주제는 첫째 하동포구 80리이다. 섬진강 나루터에서 한려해상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여 바다로 나아 갈 수 있다. 또한 섬진강에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은어를 비롯하여 참게 등 30여 종의 담수어가 서식하고 있어 자연생태체험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섬진강의 이미지는 동요와 은어에서 암시하듯 은빛 경관을 가진 아름다운 생태의 강이다. 하동포구 80리는 우리인생이 여정과도 같이 굽이굽이 흘러 바다에서 만나고 도로가에는 벚꽃들이 터널을 이루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황홀함으로 유혹 한다. 도로변 옆 논밭에는 밤이면 그 자태가 은은하고 청초한 배꽃이 달빛에 어우러져 하나의 동양화를 이룬다. 이 정도면 이곳에서 1박을 하고픈 유혹을 뿌리 칠 수는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스토리텔링 대상은 박경리 소설 ‘토지’를 배경으로 한 평산리 뜰과 최참판댁이 있는 전통문화체험관광지이다.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최참판댁은 소설 토지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관광객이 최참판댁에서 소설 토지의 주인공인 만석꾼 부자가 되어 부자체험을 한다. 최참판댁에서 내려다보는 평산리 뜰 한복판에는 두 그루의 큰 소나무는 한폭의 수채화와도 같다. 봄이면 생명력이 여름이면 바람에 나부끼는 들판이 한폭의 그림 같다. 더욱이 가을이면 황금빛 늘녘은 그 풍요로움을 더해준다. 다시 겨울이 오면 온 들판은 외로움과 쓸쓸함을 새로운 봄을 위해 겨우살이를 하는 모습은 인생의 여정과도 같도록 스토리텔링 한다. 소설 토지 문학관으로의 초대는 일상에서 탈피하여 소설 속으로 행복한 체험관광을 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스토리텔링 소재는 그 유명한 화개장터이다.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도 유명한 화개장터는 영남과 호남이 만나는 화합의 장터로서 큰 의미가 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남도대교가 화개장터로 연결되어 있다. 화개장터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우리나라 5대 시장으로서 4월 벗꽂 축제가 열리는 주 무대인 것이다 화개장터에서 장똘배기가 되어 서성되면서 지리산에서 나오는 약초며 나물이며 장을 보고 소달구지와 인력거를 타고 옛날 옛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장터에서 배고픈 요기를 달래기 위해 장터국밥이나 재첩국, 산채정식을 즐기며 하루를 별 할 일 없이 보내지만 사람들의 살아가는 냄새를 느낀다.

네 번째 스토리텔링 소재는 하동야생화녹차 이야기이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를 지나 신흥까지 약 12㎞의 산야에 야생차밭과 차집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는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흥덕왕 3년(828)에 당시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차나무의 종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줄기인 이곳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그 후 830년 진감선사가 차를 번식하여 보급이 본격화되었다. 이곳의 차는 대나무의 이슬을 먹고 자란 잎을 따서 만들었다하여 죽로차라고도 하며 참새의 혓바닥과 같은 작은 잎으로 만들었다하여 작설차라고도 한다.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정신을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차의 역사를 알게 해주는 곳이다.

섬진강변에 가면 섬진강에서 어부가 되어 뱃노래를 부르고, 소설 토지의 배경인 평산리 뜰에서 최참판댁의 만석군이 되고, 화개장터에서 장똘뱅이가 되고 차시배지에서 차도를 익히는 문화∙생태체험의 스토리텔링은 관광객의 여행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섬진강 문화∙생태관광지는 스토리텔링에 의한 관광지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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