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베스트셀러가 된 ‘타샤의 정원’이란 책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타샤 할머니의 정원은 화려하게 꾸며진 정원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계절에 맞게 가꾸어 정성을 들인 정원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해 찬사를 보내고 동경을 했었습니다.

어렸을 적 단독주택에 살았던 저는 정원과 더불어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호박잎을 말아 계란말이를 만들었고, 벽돌을 갈아 고춧가루를 만들고, 흙탕물을 만들어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강아지 풀로 수염을 만들고, 형제들과 간지럼도 태워보고, 환삼 덩굴을 옷에 붙여 장난도 치고, 바랭이로 우산을 만들고, 자연 속에 있는 식물들이 장난감이고 놀이였던 것입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식물과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으며, 저는 성인이 된 지금도 식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어린 시절의 정원을 아직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내 아이들이 내가 어렸을 적 놀았던 자연의 장난감들을 가지고 미래의 꿈을 그려나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정원에 숨겨진 곳곳의 보물을 추억이라는 그릇에 담아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만들어 가는 장소로 나는 그 곳을 ‘정원’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원예는 인류가 존재하는 그날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재까지 우리의 생활과 함께 해 왔습니다. 사회·경제적 발달과 더불어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조경과 관상의 의미로 원예는 다양한 가치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제 농업인 뿐만 아니라 현대인 모두에게 원예는 도시농업으로서 경제활동이자 문화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대사회가 도시화됨으로써 도시농업 속에 원예 분야가 문화로 인식되어지고 있습니다.

도시민이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이용하여 식물을 키우고, 생산물을 활용하는 원예활동으로, 이를 통해 도시민은 경제적·사회문화적 유익을 얻고, 도시 생활환경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통해 상호 삶의 질이 향상되는 긍정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원예의 가치를 발견·정립하는데 있어 이번 제1회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문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올바른 정원문화의 확산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한소진((사)한국원예문화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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