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개막되는 ‘2012 서울정원박람회’ 메인 주제관은 1998년도 미국에서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동화책 ‘리디아의 정원’ 콘셉트로 꾸며진다.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기쁨에 넘치는 리디아의 이런 환호와는 달리 그녀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면 도무지 행복할 것이라곤 없을 것 같다는 것을 책 첫장부터 알 수 있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동화는 부모의 실직으로 외삼촌 집에 맡겨지게 된 리디아가 어떤 환경에든지 용기를 잃지 않고 오히려 외삼촌 부부와 손님들에게도 미소를 주며 행복을 선물하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시대적으로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리디아의 정원’은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감동을 주고 있다. 황막한 도시에는 생명을 불어넣고 무뚝뚝한 사람을 변화시키며 그늘진 이웃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기적’이 가난한 소녀에게는 일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원천은 리디아가 가꾸는 ‘정원’에 있었다.

서울정원박람회 사무국 장경숙 이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사치와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충분히 풍요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면서도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라고 만끽하는 ‘리디아’를 널리 전파하고자 했다”며 “가드닝은 더 이상 정원을 가진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리디아의 정원’ 주제관을 기획하고 총괄 운영을 맡고 있는 이성현 푸르네 대표는 “행복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원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 기다림이 필요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 얻는 즐거움, 기부와 씨앗을 얻는 즐거움과 행위로 연결되는 즐거움, 텃밭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느껴보는 결실의 즐거움 등이 4가지 요건”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주제관에서는 도입부에서는 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황폐한 도시공간을 먼저 체험하게 한 뒤에 전이공간을 거쳐 풍성한 옥상정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주요 소재들이 폐씽크대, 폐타이어, 폐드럼통, 버려진 신발 등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재활용품들이 정원의 한 주역으로 자리매김될 예정이다.

서울정원박람회에서 ‘리디아의 정원’ 주제관과 함께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함께 만드는 정원’ 기획관은 정원사들과 사전에 접수받은 푸르네 가든 볼런티어 50여명이 함께 조성해 나가게 된다. 관람객들은 정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해설사의 설명으로 지켜볼 수 있으며, 조성이 완료되면 박람회가 끝난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 ‘행복한집’에 기부 시공될 예정이다.

이번 ‘2012 서울정원박람회’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주)한국조경신문과 (사)한국원예문화협회가 주관하고 농림수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농촌진흥청, 서울특별시, LH, 한국수자원공사, (사)한국전통조경협회, (사)한국실내조경협회,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등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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