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진 원성종합건설(주) 대리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쌀쌀한 새벽.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나들이에 나선다. 거래처 친한 대리님과 들뜬 마음으로 드디어 출발!

여러 분야의 조경인들의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나고 한참을 달려가 도착한 곳은 ‘솔숲수목원-아름조경농장’. 내리자마자 주인댁의 초대로 차려주신 다과상을 맛있게 먹고 농장을 둘러보았다. 생태연못에 메타세콰이어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물속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아직 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물속에서도 자생할 수 있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농장 답사가 끝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경포호수 광장으로 출발하였다. 날씨도 좋고 역시 야외에서 먹는 점심의 맛은 꿀맛이다. 식사를 마치고 조선의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 생가로 이동하였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 작은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금강송에 둘러싸인 숲속 공원에 허난설헌의 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생가 안으로 들어서면 차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데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아 들어가지는 않았다. 고택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때마침 ‘2012년 난설헌 국제작가전’도 열리고 있어서 특별한 작품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여인들의 사회활동이 제한적인 조선시대에 창작활동으로 그녀의 천재성을 드러냈던 허난설헌은 꽃다운 나이에 요절하지만 그녀의 작품들이 명나라에서 극찬을 받으며 알려지게 되었다. 비극적인 생애 때문인지 방안에 모셔진 그녀의 초상화가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소박한 한옥의 멋스러움과 허난설의 숨결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자리를 옮겨 경포습지공원에 대한 담당 공무원의 브리핑을 들을 수 있었다. 공사현장을 자세히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모니터링 없는 공사로 인해 부분적인 아쉬움이 드러나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것 같아 안타깝지만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다시 발길을 돌려 경포호를 걸었다. 벚꽃축제 기간이여서 많은 사람들로 축제분위기가 났지만 아직 벚꽃들이 만개하지 않아 아쉬웠다. 걷다보니 경포대 앞까지 왔는데 경포대에는 달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그중에는 호수에 달빛이 비추면 그 모양이 탑처럼 보인다고해서 달빛을 월탑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경포대에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하는데 첫째는 하늘에 뜬 달이고, 둘째는 바다에 뜬 달, 셋째는 호수에 뜬 달, 넷째는 술잔에 비친달 그리고 마지막은 사랑하는 님의 눈동자의 뜬 달이라고 한다. 경포대를 지나 경포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바다색이 너무 푸르러서 하늘과 맞닿아 보였다. 시간이 없어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선교장으로 이동하였다.

3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선교장의 이름은 배다리를 놓아 호수를 건너다녔다는 데서 유래하는데, 효령대군의 11대손인 이내번이 지었다고 한다. 해설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12대문 중 첫 번째 대문을 통과하면 네모난 연못과 활래정이란 소담스런 정자가 자리한다.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현재는 다도 체험장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선교장 본채로 들어서면 열화당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물로 지어 준 것으로 동판을 이어 차양을 만들어져 서구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선교장은 각종드라마와 영화에 촬영지로 쓰일 만큼 아름다운 전통한옥으로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후손들이 계속해서 선교장 외별당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손들이 선교장을 관리하고 있었기에 선교장의 옛 모습 그대로 아름다움을 유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한옥의 정취를 만끽하고 드디어 저녁을 먹으러 강원도의 대표음식 초당순두부집으로 향하였다. 술 한잔씩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화목한 분위기가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경포대 해변에 잠시 들러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좋은 분들과 서로 소통하며 배우고 하나가 되어가는 뚜벅이가 너무나 즐겁다.

김성진 원성종합건설(주)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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