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흥덕왕의 명으로 지리산에 뿌리내린 차 시배지 하동 차나무가 경주 흥덕왕릉에 식재됐다.

경남 하동군에 따르면 박석근 수선차문화회장, 박진환 향가문화연구원장 등 하동·경주지역의 차 관련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시 안강읍 흥덕왕릉에서 하동 차나무 식재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차 종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에 심어 성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라 차 시배지의 차나무를 흥덕왕릉에 심어 차 문화의 또 다른 성지를 만들고자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31일 하동 야생차밭에서 자란 수령 100년(추정) 된 차나무를 굴취해 차 시배지에서 헌다례를 하고, 지난 1일 경주시 안강읍 흥덕왕릉과 왕릉 재실 사이 화단에 심은 다음 헌다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흥덕왕릉에 식재된 차나무가 활착하면 왕릉 인근에 차밭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수선차문화회는 “1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흥덕왕릉에 하동 차나무가 심겨짐으로써 차 시배지 하동과 천년 고도 경주지역의 차 문화를 확산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동 차나무는 대렴공에 의해 지리산 화개지역에 심어졌으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 조정에 진상되는 우리나라 최고의 차로 명성을 떨치며 지금까지 1000년을 이어오고 있다.

화개면 운수리 차 시배지는 1983년 경상남도기념물 제61호로 지정됐으며, 앞서 1981년 한국차인연합회가 5월 25일을 차의 날로 선포하면서 차 시배지 추원비를 세웠다. 또한, 1992년 하동군과 하동차인회가 차 시배지 표지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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