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미도랜드 김배진 이사
직장의 주5일제 근무가 일반화되면서 토요일 활용이 블루오션으로 뜨겁다지만, 우리집은 단순히, 좀 더 잠 잘 수 있는 좋은 날이다. 넉넉해진 시간은 레포츠, 취미활동으로 주업보다는 다양한 체험기회를 맛보고 싶은 충동이 많아 졌음을 주변에서 쉽게 본다.

 

한국조경신문 올해 3월 뚜벅이 프로젝트에 처음 참가하는 내게, 아내가 이른 아침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해 준 군것질거리, 김밥 2인분을 배낭에 넣고, 보온병에 묽게 내린 커피도 여유있게 담았다. 모처럼 전철로 이동하면서 한가로운 휴일아침 풍경도 행복감으로 느꼈다. 출발장소인 잠실 종합운동장역에는 대형버스가 대기해 있었고, 초면 뚜벅이, 구면 뚜벅이들이 정시에 한차를 메웠고, 조경신문 스텝들의 다정다감한 진행으로 이내 한 뚜벅이가 되었다.

첫 도착지는 수원시내에 있는 ‘수원화성’. 수원화성박물관에는 수원시청 담당자가 휴무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나와 주었고, 수원화성의 열정적인 안내와 소개에 이어, 곧바로 수원화성 성곽과 성내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성곽, 성문에 맛깔스런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 곁들여져 선조들의 지혜와 역사의 숨결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그 와중에도 이곳에 가족과 다시 찾게 되면 자상한 남편,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분심(分心)을 누르고, 고건축물의 용도와 용어 해설에 귀를 기울였다.

경칩이 일주일 지나선지 날씨와 기온까지 고적답사 나들이를 도와주었다. 뚜벅이들의 여유있는 걸음. 일상을 벗어버린 한가로움. 새로운 만남과의 설레임. 진지한 경청. 배려담긴 담소. 여가를 즐기는 발걸음에서 새로운 기를 담아가는 것이 뚜벅이프로젝트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다.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조선후기 전통적 축성기법, 과학적 지식, 기술을 활용하여 계획에 의해 조성한 성곽건축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조선22대 정조대왕이 당쟁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을 바탕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화성행궁 입구 신풍루 앞 행궁광장에서는 ‘무예24기’ 토요상설공연이 시작되어 실전조선무예도 구경하고, 무예출연진과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배꼽시계의 신호가 올 쯤, 화성행궁옆 주차장에서 돗자리를 펴고 먹는 뚜벅이들의 점심. 각양각색의 도시락 과 각인각색의 만담이 여느 뷔페가 부럽지 않았다. 자리뜨기가 아쉬울 쯤, 버스로 30분을 이동하여 경기도 화성시 효행로481번지. 융릉(사도세자, 장조-정조의 생부 와 궁중문학의 백미 ‘한중록’의 저자 혜경궁 홍씨. 헌경왕후의 능).건릉(조선22대 정조 와 효의왕후의 능).용주사(정조대왕께서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사찰)를 도보답사 함으로서, 무대와 주인공을 모두 만난 듯이 뚜벅이들의 표정에서  뿌듯함이 묻어 나왔다.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인근에 있는 ‘이노블록’에 들러서 제품 제조과정을 견학한 후, 오리고기와 보리비빔밥을 저녁으로 먹고 아쉬운 헤어짐을 해야 했다. 귀가 후, 샤워를 하는데 집사람이 물었다. “재미있었어?” “응” 나는 다시 물었다. “여보! 수라간이 뭐하는 곳이야?” 집사람이 대답했다. “궁중음식 만드는 곳 아냐?”’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 생각났다. “수라간은 텔레비젼 드라마 ‘장금이’에서 보았던 것과 달리 궁중행사에 사용 될, 만든 음식을 검사하는 곳”이라고 하였다. 다음번에는 ‘가족뚜벅이’를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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