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철 디자인파크개발 이사
긴 추위 끝에 찾아온 따뜻한 날씨는 아들과 함께 떠나는 뚜벅이 프로젝트 투어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겨울방학동안 이렇다 할 여행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멋지게 만회를 할 다짐으로 집을 나섰다. 특히 답사 장소 중 두루미 먹이주기 현장과 태풍부대 전망대가 민간인 통제구역이며, 하늘만 쾌청하다면 직접 북한도 볼 수 있을 거라는 설명에 아들 녀석은 적지않게 긴장하는 기색도 보였다.

우리가 답사한 군남 홍수조절지는 2009년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예고없이 황강댐을 방류하면서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를 계기로, 예고 없는 북측의 방류로부터 우리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수자원공사 운영부장의 설명을 듣고, 이번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군남 홍수조절지는 북한의 황강댐에 비해 저수용량은 부족하나, 지난 2009년 여름 사고와 같은 피해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부연 설명을 듣고는 참석자 모두가 얼굴이 밝아졌다.)

군남 홍수조절지는 2006년 9월 착공하여 5년 만에 준공되었으며, 수자원공사는 홍수조절지 공사를 시작하면서 일대 철새서식지 보호를 위해 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제 203호인 두루미와 재두루미들이 월동을 할 수 있도록 군남 홍수조절지 상류 임진강 일대 3곳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였고, 이 일대가 새로운 생태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와 사후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담당자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따뜻한 물에 컵라면이 더해진 도시락 점심 파티 후 답사 한, 임진강 어류 생태 보존과 유지를 위해 조성된 어도 현장은 생태환경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건설 당시, 일본의 선진사례 답사와 자문 고증을 통해 조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테마파크 입구에 조성된 두루미 조형물의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는 장수와 평화 그리고 행운으로 상징되기에 충분했다.

분단의 상징인 철책선 부근에 평화를 상징하는 두루미들의 서식지가 조성된 것은 국제적으로도 의미 있는 생태공간으로 평가될 것이며, 공간적 특징을 잘 살려 보존한다면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자의 말에는 힘이 실려져 있었다.

태풍부대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 후, 영내의두루미 서식지에서 난생처음 해보는 두루미 먹이주기 행사는 두루미들의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먹이(벼)를 수자원공사에서 제공해 참석자 모두가 성심성의껏 나누어주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마지막 일정으로, 155마일 휴전선에서 북한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 위치한 태풍부대 전망대를 통해 본 북한의 산야는 우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고, 가지 못하는 아쉬움과 회한은 통일 후로 기약하여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위해 가진 저녁식사 시간에서는 참석자들의 많은 이야기가 이어졌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번 일정을 준비한 수자원공사 관계자와 답사의 편의를 제공한 태풍부대 장병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형철 (주)디자인파크개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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