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빌
학명: Authriscus cerefolium.L.
 

▲ 차빌


고대 로마시대의 코루멜라(Columella)와 플리니(Pliny)는 차빌에 대해 스파이스와 약초로서 뛰어남을 문헌에 최초로 기술하였다. 차빌은 당시 로마인들의 생활속에 다양하게 쓰였으며, 로마의 영토 확장과 더불어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지로 전파되었고, 영국에서는 앵글로색슨 시대 부터 재배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종명인 케리폴리움(Cerifolium)은 케이레이 필룸(cheirei phyllum)에서 유래하는데, 이 허브가 기분을 밝게 하고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하였다. 이 때문에 중세에는 피이유(fille, 딸)라는 닉네임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사순절 요리에는 반듯이 쓰이고 있다.

차빌의 전초는 섬세한 잎을 가지고 있고 밝은 녹색이며 30cm 정도로 자라는데 보기에는 파슬리와 아주 닮았으며 봄에 파종하면 초여름에 작고 흰꽃이 개화한다.

생육특성상 반음지와 습지를 좋아하므로 여름의 직사광선과 건조는 피하며 2,3,4월에 파종하여 습도와 그늘을 유지해주면 여름에 몇 번이고 수확할 수 있다. 또 8월에 파종하면 9월말에서 10월 중에 수확이 가능하다.

초장이 크지 않으므로 컨테이너 재배도 적합한데 직경 30cm정도의 상자나 화분을 골라 물이 잘 빠지는 흙에 파종하여, 5cm쯤 자라면 8cm간격으로 솎아주고, 새싹이 계속 자라므로 바깥쪽부터 밑둥을 잘라내 수확한다.

단 꽃이피기 전에 수확하는 것이 장기간 보존하며 이용 할 수 있고, 많이 수확할 때는 잘게 썰어 버터와 섞어 냉동 보관하면 좋다. 프랑스에서는 오믈렛이나 소스에 쓰이는 허브의 혼합제로 차빌 외에 차이브, 타라곤, 파슬리 4종의 허브를 잘게 썰어 같은 양씩 섞어 쓰고 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는 골드 미트나 소세지의 풍미를 내는데 이용한다. 잘게 썬 차빌은 샐러드나 전채요리 등에 쓰는 것이 이 허브의 풍미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현재는 이용하지 않고 있으나 중세에서는 이 뿌리로 스프를 만들어 먹었으며, 부유한 가정에서는 뿌리를 설탕절임 으로 보존하여 이용하였다.

이 뿌리에 포함되어 있는 에센셜 오일은 몰약과 같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이전에는 myrrhis minor(작은 몰약)이란 학명으로 불린때도 있었다. 검은 종자는 미래를 보는 힘을 준다고 전해져 마녀의 약상자에서도 빠질 수 없었는데 약리작용으로는 혈액의 청정효과와 이뇨작용이 뛰어나다.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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