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전화비와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선정 주체인 스위스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재단’의 공신력에 대한 의문 제기부터, 투표과정에서 제주도가 쓴 전화비용이 21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과다지출 아니냐는 논란까지 파문이 확산됐다.

▲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11월 세계 7대 자연환경으로 선정됐다.

이처럼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자 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세계 7대 경관 추진 현안 보고회를 열고 “선정과정에서 행정전화비 211억 8600만원을 사용했으며, 이중 KT에서 내준 41억 6000여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제주도에 부과된 요금은 170억 2600만원”이라고 밝혔다.

2011년 제주도의 공공요금 예산은 7억 2000만원으로, 이중 전화요금 예산은 2억원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전화비 중 일부가 뉴세븐원더스 재단으로 입금되도록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전화비가 입금되지 않으면 선정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김부일 제주도 환경·경제부지사는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받는 전화요금은 계약 당사자인 KT와의 문제지 제주도와는 상관이 없다”며 “제주도는 KT에 전화요금을 지불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KT 박승근 홍보팀 차장은 제주도로부터 받는 전화요금 중 얼마를 재단에 입금하도록 돼 있느냐는 세간의 궁금증에 “재단과의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입금여부와 입금액 모두 밝힐 수 없다”며 “제주도가 KT에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 전화요금을 못 내면 선정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을까?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은 재단 측의 애매모호한 태도 때문이다.

재단은 후보지 28곳을 대상으로 지난 2009년 7월부터 2011년 11월 11일까지 인터넷·문자·전화투표 집계를 통해 제주도를 비롯해 ▲브라질의 아마존 ▲베트남 하롱베이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국립공원 ▲필리핀의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테이블 마운틴 등을 선정했다.

그러면서 재단은 지난해 11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선정된 7곳은 잠정적(Provisional)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고 밝혔었다.

박대석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재단이 잠정적 선정이라고 밝힌 이유는 현재 국제 공인회계기관인 BDO 인터내셔널에 의뢰해 결과를 검증받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또 “제주도청에서 전화요금을 지불하지 못하더라도 해외 통신망 사용 등에 따른 요금은 우선 KT에서 지불한 후 실제 사용자에게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요금 미납으로 선정 취소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스위스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어떤 곳인가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재단은 2007년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을 주관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게다가 민간단체다. 재단은 스위스 영화제작자 겸 박물관 큐레이터인 베르나르드 웨버가 창설하고, 기부금 및 판권 수익으로 운영되는 재단이다.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베르나르도 웨버의 주도로 창설된 스위스 비영리 재단으로,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한 자회사 뉴오픈월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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