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지킴이’로 환경운동가들의 귀감을 보였던 한국녹색회 이승기 정책실장(52)이 실족사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고 이승기 실장은 인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 생태탐사를 떠나 지난 2월 11일 오후 1시경 토끼섬 산호초 조사 중 바다에 빠져 숨졌다. 사고 당시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소속 사진작가들과 함께 굴업도를 방문해 토끼섬을 조사하고 있던 중 뛰어난 해식지형으로 알려진 토끼섬 아래 산호초를 사진에 담으려다 변을 당했다.

30여 년간 환경운동을 펼쳐온 이 실장은 한국녹색회가 설립된 1981년부터 이 단체에서 활동하며 동강살리기운동과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 지정운동을 주도했다.

지난 2006년부터 CJ그룹 계열사인 C&I레저산업(주)이 굴업도에 추진하는 관광단지개발사업 반대운동에 나서며 일명 ‘굴업도 지킴이’로 통했다.

한편 굴업도는 지난 2009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시상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굴업도 개발을 둘러싸고 환경단체와 섬 개발을 반대하는 원주민과 개발을 찬성하는 옹진군민간의 대립이 계속돼왔다.

이 실장은 굴업도에 세계적 멸종위기 종인 검은머리물떼새와 천연기념물인 황새, 먹구렁이 등이 서식하는 것을 알리며 굴업도 보존에 매달려왔다. 평소 동료들에게 “굴업도가 내 무덤이 될지라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해왔던 이 실장의 실족사 소식에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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