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유적 읽다 가다 보다 / 이규목 지음 / 숲길 펴냄 / 2012년 1월15일 찍음 / 287쪽 / 값 2만2000원

인터넷 서점 검색창에 ‘삼국지’를 치면 대략 1천 권 이상의 도서가 나온다. ‘스테디셀러 중의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설, 만화, 역사, 경영, 처세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재해석된 삼국지는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았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있을까 싶던 찰나, 또 하나의 색다른 ‘삼국지’가 찾아왔다. 이번엔 ‘경관전문가의 시선’이다.

‘삼국지 유적, 읽다 가다 보다’는 경관전문가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이규목 명예교수의 눈으로 돌아본 소설 속 삼국지 유적에 대한 기록이다. 삼국지의 배경이 된 실제 유적지와 소설의 한 장면이 오버랩 되는 구성으로, 그간의 삼국지를 읽으며 한번이라도 그 배경에 대해 상상해 본적이 있는 독자라면 반가운 신간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총 31가지의 테마가 시간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각 테마의 서두마다 소설 삼국지 속 관련 일화가 소개돼 있고 이 후에 해당 유적지의 사진과 생생한 필자의 설명이 곁들여 진다. 때문에 혹여 소설 삼국지를 읽어 본적이 없는 독자라도 큰 어려움 없이 유적들을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통해 각 사건과 인물마다 풍부한 해석을 던져주며, 후세 중국인들이 조성해 놓은 실제 유적지를 토대로 현재적 해석을 가미하여 소설로는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흥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또 책 말미에는 필자가 이 책을 집필하며 거친 여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중국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7차에 걸친 답사 기록에는 날짜와 장소, 지도는 물론 답사에서 힘들었던 점이나 팀원들과의 여정, 실패담들이 함께 녹아 있다.

저자인 이규목 명예교수는 서문을 통해 “이 책의 의도는 삼국지에 나타난 여러 장소들이 어떻게 실제의 유적과 경관으로 나타났는지 현지답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며, “경관은 경관을 만든 사람들의 가치관과 사회문화적 태도를 반영한다는 평소 필자의 생각을 광활한 중국의 역사적 유적에서 다시 확인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 유비의 고향으로 알려진 하북성 탁주시에 있는 결의하는 삼형제 조각

필자가 답사과정에서 직접 찍은 수백 장의 생생한 사진들 때문에 독자들은 실제 유적지를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삼국지 마니아층에게는 중국인들의 삼국지에 대한 현재적 해석을 읽는 등 소설과 다른 상상과 해석을 전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반면, 삼국지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풍부한 이미지와 삼국지의 주요 일화들을 순행으로 구성해 부담 없는 입문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글쓴이 이규목 교수는 서울시립대 삼국지를 사랑하는 모임(삼사모)의 초대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시민대학에서 ‘삼국지와 삶의 지혜’라는 교양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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