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한다. 집값은 매년 오르고, 내 땅 한 평 가지려면 정말 하늘에 별을 딸 정도의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럼, 서울에 살며 내가 기른 상추에, 갓 딴 고추와 마늘을 얹어 맛있게 점심을 먹을 수 있을까?
가능한 일이다. 채소를 기르는 법을 알고, 밭작물 재배에 필요한 약간의 농자재만 구입할 수 있다면… 

(주)그린플러스연합(대표 백혜숙)은 밭작물 재배를 희망하는 서울시민에게 병해충 예방법부터 농자재 구입, 칼슘액비, 쌀뜨물 발효액 등 밭작물재배의 시작단계부터 친환경재배법까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이처럼 시민에게 어느 곳에서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린플러스는 서울시에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돼있다.

류기식 그린플러스 사업국장은 “앞으로 사회적기업이 담당할 역할은 무한으로 많아질 것”이라며 “현재 사회적기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의 초기 설립목적인 사회적가치와 재정적인 부분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르는 법과, 밭작물 재배에 필요한 농자재를 구입할 수 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시에서 구입하는 물건이 2조원 정도 되는데 모두 사회적기업에서 구매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 이후 국가적으로 지자체별로 시도해왔던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경분야에서도 조경관리, 잔디관리, 옥상녹화시공·관리 등 여러 유형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했고, 준비하고 있는 업체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사회적기업은 무엇인지, 그 배경과 설립절차 등에 대해서 알아봤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높은 실업률과 고용 흡수력의 저하로 취업계층이 증가하고, 한편으로는 고령화의 가속,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등으로 사회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고용창출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어 온 사회서비스 공급을 확충하여 새로운 일자리창출사업의 개발이 필요하였다. 나아가서는 사회적 일자리사업이 통합적으로 추진되면서 사회적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5년에야 ‘사회적 일자리 T/F’가 구성되었다. 이후 사회적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관련 법 제정이 논의되기 시작하였으며, 국회 진영 의원과 우원식 의원의 발의를 거쳐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어 공포되었다. 2008년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을 선정하였으며, 그해 11월 정부는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2008-2012)을 발표하였다.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2009년 11월 1차 모집 시 280여 기업이 신청하여 110개 기업 지정, 2010년 4월 2차 모집에 220여개 기업이 신청하여 85개 기업 지정, 7월 3차 모집에 220여개 기업이 신청하여 57개 기업이 지정되었다. 2011년 1차 모집에는 200여개 기업이 신청하여 57개 기업 지정되었고, 2차 모집에 226개 기업이 신청하여 68개 기업이 지정되었으며, 3차 모집에 236개 기업이 신청하여 34개 지정되어 2012년 2월 현재 총 644개 기업이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심 증가
최근 기업들은 이익의 사회 환원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과 나눔경영에 대해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인 기부나 후원, 이벤트성 기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을 보다 나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도록 할 필요성이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의 의미는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영국 통상산업부는 사회적 기업을 ‘사회적인 목적을 우선으로 추구하는 기업으로, 주주와 소유주를 위한 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 창출된 수익을 사회적 목적달성을 위해 주로 기업 자체나 지역사회에 재투자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서울시 사회적기업정책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은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를 고객가치로 재구성해 비즈니스 모델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업운영을 추구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은 교육, 환경, 보건, 복지, 문화예술, 지역개발, 대안에너지 등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의 전 영역에 걸쳐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회적기업가는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비전과 미션으로 설정하는 작업을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한다. 비전과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사회적기업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외부환경을 점검하는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영지식 및 기술의 부족, 판로개척, 자본조달, 성과평가의 어려움, 사회적 인식의 부족을 사회적기업이 생존률이 극히 낮은 이유로 들며 정부와 기업인이 함께 머리를 맞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려면?
사회적기업육성법 제8조에 의하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① 조직형태 ② 유급 근로자 고용 ③ 사회적목적 실현 ④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구조 ⑤ 영업활동을 위한 수익 ⑥정관 ·규약 등 구비 및 기재사항 준수여부 ⑦ (상법상 회사)이윤의 사회적목적 재투자 등 7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뿌리는 1980년대 지역주민운동 차원에서 출발한 생활협동조합 및 신용협동조합, 빈민운동 차원의 생산자협동조합, 빈민지역탁아소 육아협동조합 등 풀뿌리 지역공동체 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발적 지역운동 차원에서 진행된 이들 사업 중 생산자협동조합 운동의 경우, 건설·봉제 등 전통적 빈곤계층이 가지고 있는 기술업종을 중심으로 일반시장 진입을 목표로 추진되었으나, 사양산업의 중국이전 등 시장변화와 자본력 및 경영역량 부족으로 다수가 실패하게 된다.

이후 생산자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하였던 실업빈곤운동 진영이 중심이 되어 1996년 보건복지부 자활공동체 창업지원사업이 제도화되고, 외환위기를 맞아 실직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공공근로 민간위탁사업, 실업극복국민운동위원회의 시민사회 주도형 일자리 창출사업 등이 실직빈곤층 소득보전대책으로 활용된다.

사회적기업의 개념이 한국에 소개된 것은, 2002년 국민기초생활법 제정을 계기로 자활공동체 활동이 확대된 반면, 노동능력 최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생계급여 수령을 위한 조건부과 방식 참여 등의 한계로 영리시장 진입형 사업들이 급격히 위축되며, 사회적기업의 개념이 한국에서 소개된다.

이어 2003년, 신빈곤층에 대한 적극적인 고용정책 중 하나로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 창출정책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사회정책 최초로 사회적기업으로 발전전망이 제시된다. 시민사회단체 대상 공모사업 형태를 취하며 매년 급성장해 온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힘입어 교육, 문화, 환경 등 전문성을 가진 NPO 참여와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 활동이 이루어지고, 민간차원에서도 기업-NPO-정부 협력형 사업모델 개발, 사회적기업 언론캠페인,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법률제정 등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사회적기업의 브랜드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홍보와 국민인식제고 사업을 통해 사회적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과제를 사회적기업 육성계획의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특히 환경, 에너지 분야의 사회적기업은 자원순환, 환경보전 등의 사회적목적을 실현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활용품 분리수거 및 판매, 재활용 자선가게 사업영역에서 많은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외국의 경우, 태양열·풍력을 이용한 에너지협동조합 형태의 사회적기업의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생태여행, 친환경 유기농업, 도시의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여 친환경 채소를 재배해 공급하는 도시 로컬푸드 등 다양한 환경, 에너지 분야 사회적기업이 출현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전 지구적 과제인 환경문제 해결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도 한다.

(주)삶과 환경, (주)미래ENT 등의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이라는 목적과 함께, 폐자원을 수거, 분리, 판매함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시스템 마련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의 에코투어리즘 여행사(Sprit of Japan Travel)는 탄소상쇄, 자연친화, 소수관광객, 지역상품 중심의 원칙을 고수하는 여행상품을 개발해 사업을 운영하고, 수익을 지구온난화 대책사업, 환경보전사업에 투자하며 환경문제 해결의 사회적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낙후된 지역사회개발의 사회적목적을 추구한다.

국내 사회적기업 ‘생명농업지원센터’의 경우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친환경농자재를 생산, 보급하여 농가의 경영비를 절감하는데 기여하며, 지역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주)이장은 지역개발을 위한 공무원, 지역주민 교육지원, 생태마을, 지역활성화 컨설팅을 통해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관련 주요사이트>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http://www.socialenterprise.or.kr
*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http://www.ikose.or.kr 
* 서울시 사회적기업     http://se.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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