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을 마치고 온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63빌딩에서 전경련 허창수 회장 초청 오찬으로 17번째 종합 1위의 쾌거를 만끽하며 피날레를 즐겼다.

그러나 조경 선수들은 여기에 없었다.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 한국 대표단에 조경 종목은 팀 구성을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38회 첫 출전을 시작으로 40회까지 조경 종목은 세 번의 대회 참여 기회에서는 천안연암대 환경조경과 학생으로 선수 팀을 구성해 1년간 육성해 참가했으나 지난해에는 그마저도 막혀버린 것이다.

국제기능올림픽 중 조경직종 대회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등 유럽을 중심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그리고 동양권에서는 일본과 대만, 한국 등 18개국이 참여해 각국의 전문기술을 뽐내는 자리다.

4일간 진행되는 대회는 6~10㎡ 범위 공간의 정원을 위한 설계도면을 받고 그 도면에 맞춰 돌, 분수, 포장 등을 시공하고 나무를 식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면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이 필요하며 그 도면 규격에 정확하게 맞춰 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미적 감각과 돌 가공 등 각종 조경 소재를 다루는 기술력도 요구된다. 2인 1조로 참여하기 때문에 빠른 손동작 등 숙련된 시공능력은 기본이다.

유럽 선수의 경우, 유럽 내 선발대회를 거쳐 뽑힌 이들이 참여할 정도로 이 대회를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일본 역시 국제기능올림픽을 위해 체계적으로 조경 선수단 육성을 해 왔으며, 39회 대회에서는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 2009년 40회 캐나다 캘거리 대회 둘째날 이승표, 박암빈 선수가 석재구간을 작업하고 있는 사진. 2011년 열린 41회 영국 런던 대회 조경 종목에서는 한국선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38회, 39회 대회 모두 4등으로 입상, 우수상을 받았다. 마지막 참가가 돼 버린 40회 대회에서는 바닥포장 재료를 잘못 사용해 순위권 밖에 자리하고 말았다. 그리고 올해는 아예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측은 “조경 분야를 대표해 교육시킬 수 있는 내실있는 기관이 없다”며 “그동안 학생들이 1년간 열심히 훈련했으나 좋은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면서 기량 부족이 참가종목에서 빠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흙을 타설하고 돌을 쌓고, 나무를 심는 등 전 과정이 고난이도의 육체노동이라 할 만큼 만만치 않은 작업이기 때문에 연습생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 메달을 전혀 얻지 못해 오히려 안타깝다는 얘기까지 덧붙였다.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반대 사례로 기계, 전기·전자 분야를 꼽았다. 이들 종목은 교내 특별활동 혹은 생활 속에서도 밀접하게 접하는 분야라는 것. 그 덕분인지 매우 우수한 기량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몇 년간 좋은 성적을 내오면서 선배들의 노하우가 축적돼 후배들에게도 전달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위원회 측은 또 “작년 41회 참여 종목은 2010년 회의를 통해 조경 종목은 제외키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참여종목은 각 분야 전문가와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뤄지며 입상 가능성, 재료비 등의 지원 예산비, 그간 대회 현황 및 경쟁국 추이 등을 확인 후 판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3회 대회에서 부감독을 자청해 선수를 직접 교육시켰던 송근준 천안연암대 교수는 이와는 다르게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지원이 너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팀으로 하는 작업임에도 유니폼조차 없이 경기를 치룰 정도였으며, 장비 차이도 만만치 않았다. 국가뿐 아니라 관련 업계 지원 없이 추진하다 보니 교육 과정의 애로사항이 너무 많았다”고 털어놨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는 조경인재를 만들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지원체계가 마련되지 못해 교육 과정 상 애로사항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경하면 설계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기능 인재 없이는 산업기술이 발전할 수 없다”면서 “이 대회가 우리나라 조경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공감했으면 좋겠다. 무관심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 대외적인 위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41회 대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에게는 금·은·동 매달 순위에 따라 각각 6720만원, 3360만원, 2240만원의 상금과 훈장이 수여되며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 자격시험 면제, 대체 복무 등 병역혜택, 계속종사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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