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경수 생산농장에서 주변 용접공장으로 인해 수목이 피해를 입었다는 손해배상 청구 건이 법원에 접수됐다. “과다한 열과 용접 불꽃이 튀어 조경수가 손상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소송에서 판사는 이것이 진짜 공사로 인해 발생한 열 때문인지, 아니면 조경수 농장의 관리 잘못으로 인한 것인지, 혹시 병해충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나무는 공산품이 아니라 생물이고 각종 병해충 사례도 다양해서 더욱 판가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문제들을 각종 데이터와 전문위원들의 자문을 통해 자료를 정리하고 법원 및 정책의 판정을 돕는 해결사가 탄생했으니, 바로 ‘한국조경기술평가사무소’가 그곳이다.

가격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특수목’ 그리고 감정평가사가 꼼꼼하게 책정해주지 못했던 개발지 조경수에 대한 보상가격, 시공 후 발생한 하자 책임 관계, 경관석 등 조경소재 가격 산출 등 조경업계와 농가 등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명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은 조경수 혹은 조경자재, 농업 분야 사건들을 각 분야의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위원들의 자문과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 증거 그리고 적정 보상가격을 제시해 준다.

접하는 사건들 대부분이 ‘좋지 않은 논쟁’이라고 설명하는 전효중 한국조경기술평가사무소 대표는 “문제가 없고 또 일관성 있게 판정될 수 있다면 우리의 역할도 필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조경 그리고 농장 분야가 보상 부분 등 애매한 사항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손해 보는 이가 없도록 데이터를 수집해 시비 판정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법원 소송 사건을 주로 감정하고 있는 ‘한국조경평가사무소’는 희귀목 감정·조경수농가 보상액·조경 하자·조형소나무 가격 책정 등 복잡다단한 문제들 에 대해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결 자료를 산출한다.

객관적 데이터 바탕…판결자료 산출
앞서 언급했던 사례 감정 결과는 용접 피해가 아니라 생육 상태가 불량해 병든 수목일 경우가 많았다. 또 어떤 부분은 용접으로 인한 피해일 수도 있지만 병충해로 인한 경우로 판정된 부분도 있었다. 용접 거리가 멀 경우, 꼭 용접피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열에 의한 하자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용접 현장 가까이의 구역에서는 분명하게 용접 불씨로 인한 피해가 드러나기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감정을 의뢰받은 ‘한국조경기술평가사무소’는 이런 부분을 사진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판결하고 이후 용접으로 인한 피해 보상액까지 산출해 자료로 넘겨줬다.

이 회사가 설립되기 전까지는 이런 일들을 전문적으로 정리해주는 곳이 없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곳저곳에서 의뢰를 받고 또 업계에 빠르게 알려진 이유도 여기 있다.

전 대표는 “감정평가사가 있긴 하지만 나무에 대한 평가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경우가 많고 일부는 너무 과도한 경우도 있는 등 불균형이 일어났다. 또한 조경수 저마다의 특성별로 감정하지 않고 그저 숫자만을 세어 일괄로 계산하기 때문에 조경수 재배업자 입장에서는 피해가 큰 현실”이라면서 “조경수 농가 사건 중 90%가 재판으로 간다. 이런 애매한 부분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경수 재배농가가 대부분 도시근교에 있다 보니 개발용지로 수용되는 사례가 많은데 조경쪽에서 전문적으로 해결해 줄 곳 없다는 아쉬움이 사업을 시작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송과 관련된 건들이 많기 때문에 각별히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객관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조경수·농업·하자사건’까지 수임이들은 ▲충분히 보상을 받지 못했던 조경수 농가 보상액 책정 ▲조경공사의 하자문제 ▲그리고 과수·난·특수목 등까지 감정을 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훼손된 수목시가 감정 ▲수목이식비 및 취득비 컨설팅 ▲아파트 등 건설공사 중 조경수 조사를 위한 컨설팅 ▲조경 소재 가격평가 ▲잔디공원 유지관리 컨설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각종 농업 관련 분야 소송 및 각종 피해사건도 다루고 있다.

이들 컨설팅 혹은 감정 사례는 모두 리포트로 정리되는데 초기부터 현재까지 3년간 정리한 리포트가 90~100건 정도다.

최근에는 감정평가사 중에서 수목만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좋은 사례기도 하지만 한편 아쉬운 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조경 품셈을 거의 반영하지 않거나 낮게 평가해서 이 회사와 논리적 싸움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는 토로다. 또한 나무를 한그루 단위로 계산해야 하는데, 이 역시 그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그는 “물론 현재 관목 등 몇 가지 조경 품셈의 경우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다”면서 “우리는 이런 측면을 최대한 반영해 감정하고 또 조경수를 제대로 키워 온 농가, 그리고 성실하게 시공하고 있는 조경업자들이 피해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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