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요즘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따뜻한 집안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좋아하는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겨울철 최고의 맛이라 생각한다. 해충 중에서도 집을 좋아하는 것들이 여럿 있는데, 명나방류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명나방류 특징은 유충이 열매나 신초를 파고들어가 가해하거나 유충이 거미줄을 토하여 잎을 묶거나 접어서 엽육을 식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명나방류 중에서 수목에 피해를 많이 주고 잘 알려진 것은 회양목의 잎을 가해해는 회양목 명나방, 침엽수와 활엽수 모두에 피해를 주는 복숭아 명나방 등이 있다. 복숭아 명나방의 침엽수형은 소나무류 등의 구과를 가해해 피해를 주고, 활엽수형은 복숭아, 자두, 사과 등 과실에 피해를 준다. 유충이 소나무류나 잣나무의 구과 또는 새가지를 가해하는 솔알락명나방, 애기솔알락명나방, 큰솔알락명나방 등도 있다.

그 중에서 요즘 남부지방에서 많은 문제가 되는 것이 벼슬집명나방, 갈색집명나방, 제주집명나방 등 집명나방아과의 해충이다.

집명나방아과 중에서 벼슬집명나방은 잘 알려져 있는데, 집명나방은 호두나무, 가래나무, 중국굴피나무, 가죽나무 등을 가해하며, 어린유충이 집단을 이루어 거미줄로 잎을 말든가 두 잎을 겹치게 한 후 엽육만을 가해한 후 엽맥은 남긴다. 연 1회 발생하고 흙속의 고치에서 유충으로 월동한다.

갈색집명나방과 제주집명나방은 잘 알려져 있지 않는데, 특히 제주집명나방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그 생태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갈색집명나방은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에 분포하고, 밤나무류, 가시나무류에 피해를 많이 준다. 연 1회 발생하고 유충으로 월동하며, 성충은 6~7월경에 우화한다.

제주집명나방은 제주에서 처음 채집되고 기록되어 제주집명나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가해수목은 녹나무, 생달나무, 후박나무 등 녹나무과 녹나무속, 후박나무속의 수목을 가해한다. 피해는 주로 밑가지 부분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유충이 가지 끝부분의 잎을 묶어서 그 속에서 엽육을 식해한다. 대발생할 때에는 잎의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나무전체의 가지에 제주집명나방의 집만 보인다. 연 2회 발생하고, 월동은 나무에서 내려와 노숙유충으로 낙엽 밑 고치 속에서 한다. 1세대 성충은 6월경 우화하고, 8~9월경 2세대가 나타난다. 8월경에 발생하는 2세대 유충에 의한 피해가 많이 나타난다. 녹나무류가 많은 남부지방의 상록활엽수림에서 피해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방제법은 유충이 발생기에 페니트로티온 유제, 클로르푸루아주론 유제 등의 약제를 1~2회 수관에 살포하면 효과적이다.

 

▲ 그림1. 제주집명나방에 피해를 받은 후박나무 : 가지끝부분의 잎을 여러개 모아서 묶어서 그 속에서 가해한다.
▲ 그림2. 제주집명나방에 피해를 받은 잎 : 여러 개의 잎을 모아서 그 속에서 가해하고 잎에는 거미줄과 외부로 배출한 똥이 확인된다.
▲ 그림3. 벼슬집명나방이 대발생하여 호두나무 잎 전체를 식해하였다.
▲ 그림4. 벼슬집명나방 유충의 모습

 

 

▲ 그림5. 회양목명나방의 유충 : 유충이 거미줄을 내고 잎을 여러개 묶어서 속에서 가해한다.

색깔있는 나무의사
이태선(솔뫼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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