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보호판은 가로수 어디에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시설물임에도 눈에 잘 띄지 않아 일반적으로 대충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경수 어스그린코리아(주) 대표와 이 회사의 임직원들에게는 이런 수목보호판이 무한한 변형의 주인공이다.
유모차·여성 하이힐도 불편 없는 디자인, 비가 와도 미끄러지지 않는 표면, 수목 지지대를 효과적으로 끼울 수 있는 방법, 양분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급수관 설치까지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최근에는 홍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키면서도 수목을 보호할 수 있는 ‘띠녹지 보호판’과 수목보호판에 끼워 넣는 방식의 편리한 ‘수목지주대’를 개발해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15년 한곳에 살았던 마을의 나무를 옮겨 심었는데, 옮겨 온 후 그 나무를 보니 살아 있기는 하지만 잎 수가 턱 없이 적고 줄기 역시 빈약해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한 대표가 회상하는 이 안타까운 모습의 문제점은 ‘급수’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의외로 대로변 가로수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수목을 보호하는 ‘보호판’은 있는데 그 기능과 효과는 충분하지 못했던 것. 더 심각한 문제는 쓰레기 가득한 보호판 속 상황이다.

▲ 가로수 보호판

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의 수목보호판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가 제일 싫어한다는 담배꽁초도 빠지지 않아야 했으며 유모차, 자전거, 하이힐 등 보행자들이 그 위를 지날 때에도 안전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했다.

개발 초기에는 목재, 철판 그레이팅 등 다양한 소재를 테스트했으나 결국 선택한 소재는 에틸렌을 중합해 제조한 합성수지인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이다. 문양 구성이 쉽고 도색 과정 없이도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또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라는 점 역시 한몫했다. <---/단락①/--->

디자인 역시 그의 남다른 고심이 그대로 묻어난다. 정면으로 보면 꽃문양 같지만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전통 병풍에서 볼 수 있는 기하학적 문양도 느껴지는 바닥 무늬는 하이힐 뿐 아니라 담배꽁초 하나도 빠지지 않도록 촘촘하게 구성돼 있다.

어느 각도에서든 같은 문양으로 보이는 이 디자인은 미끄럼 방지 처리까지 가미했다. 문양 사이 작은 원형이 바로 그것. 이 원형에 만들어진 미끄럼 방지 무늬는 한 방향이 아니라 45도씩 방향을 전환시켜 그 효과를 더욱 높였다.

조립형으로 구성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직사각·말굽·팔각형 등 모든 제품이 끼워 짜 맞추는 형태로 구성된 것. 때문에 설치도 간편하고 유지관리 역시 쉽다.

“보호판 표면에 미세하게 각을 만들고 또 미끄럼방지 무늬의 방향을 조금씩 변환시키는 등 세심하게 제품을 만들었다”는 한 대표는 “이런 작은 관심의 차이가 결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우리 회사만의 기술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급양·급수 위한 유입관도 설치
모든 수목보호판 아래쪽에는 급수 및 급양이 가능한 30㎝ 길이의 유입관이 양쪽 혹은 사면에 배치돼 있다. 이를 통해 물과 양분 등을 공급하며 통기관의 역할도 해주는 것이다.

또 간접조명으로 이용할 수 있는 LED조명을 보호판 구석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LED형 수목보호판도 개발했다. 조립형이기 때문에 간단히 조립방식의 변형만으로도 태양광 LED를 설치할 수 있는 것. <---/단락②/--->

▲ 보호판과 일체형으로 구성된 수목지주대
최근에는 나무의 손상 없이 보다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수목지주대까지 영역을 확장시켰다. ‘요술봉 가로수 지지대’라는 애칭까지 가진 이 제품은 나무에 수목지주대를 묶는 방식이 아니라 사방으로 밀어 중심을 유지하는 구조다.

때문에 나무 손상이 없고 또 나무가 성장해 두꺼워졌을 때에도 표면이 상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수목 지주를 위한 보호판에는 고무재질의 미끄럼방지 패드를 넣어 미끄러지지 않고 지지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지주대와 차별화된 중요한 개성은 설치 방식에서 드러난다. 이 지주대는 수목보호판 바닥 무늬 홈에 끼워 맞추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 설치가 쉽다. 수목보호판 바닥은 똑같은 문양이 반복되기 때문에 원하는 위치에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는 편리성까지 얻었다.

빗물 관리 효율 배가시킨 ‘띠녹지’
최근에는 관심이 높아진 홍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띠녹지 보호판’을 내놔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대로변 등의 빗물 관리의 효율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띠녹지 주변에 1차 배수관이 되도록 구성해 놓고 그 구간을 넘치도록 많은 비가 왔을 때에는 도로 배수구를 통해 빠져나가도록 했다.

수목을 식재하는 구간은 보도블록보다 약간 올라간 턱을 만들어 쓰레기가 쌓이지 못하도록 했다. 녹지 구간을 높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빗물을 관리해주는 시스템인 셈. 

어스그린코리아 측은 “빗물이 1차, 2차로 나눠져 배수되기 때문에 물 관리에 효과적인 구조”라면서 “식재구간에는 턱을 만들어 두어 빗물에 쓸려 내려가는 쓰레기들이 녹지구간으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 띠녹지 보호판 시공사례

일본 등 해외 진출까지 꾀하다 
어스그린코리아의 ‘저수 및 저양 장치가 있는 가로수용 보호조립체’는 현재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NEP인증을 받았으며 조달우수제품으로 선정됐다. 또 다음 달에 시상될 ‘2011년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 은상까지 수상하는 등 최근 그 행보가 도드라지고 있다.

특히 일본 진출을 위한 추가 디자인도 특허를 받아 놓는 등 해외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일본 수출형 제품은 가격보다는 품질을 높여 좀더 두껍고 단단한 제품으로 개발했으며 꽃무늬와 같은 기하학적 무늬와 더불어 외부에 돌기 방식으로 끼우게 되어 있어 사방 어디서든 끼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락③/--->

미국·독일·일본·중국·베트남 등 현재 5개국 특허 출원으로 마친 이 회사는 P.C.T 심사결과 3개 부분 A등급 판정을 받는 성과를 올린 바 있으며 도로중앙분리대을 선보이는 등 저변 확대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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