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숲, 복지와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사회복지시설 숲운동 현황과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현재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숲(이하 복지숲)의 현주소를 조명해보고 복지숲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유관기관 및 단체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좌장 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복지숲 관련 관계자들이 모여 열띤 분위기 속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복지숲은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주로 생활하는 사회복지시설에 숲을 조성하는 것으로써 시설 이용자들에게 녹색복지를 제공하고 녹지이용 양극화를 완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 현재는 녹색사업단과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재)서울그린트러스트 등의 시민단체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회문제, 숲에서 해답 찾는다”
송준호(산림청 산림휴양문화과 사무관)

“산림청에서는 결손청소년 문제, 노령화 문제, 주5일제로 인한 여가 활용 요구 증대 등 현 사회문제의 해답을 숲에서 찾고 있다.”

▲ 산림청 휴양화문화과 송준호 사무관

 


‘숲’의 사회복지적 성격을 강조하는 말로 토론을 시작한 송준호 사무관은 “▲출생기에는 태교숲 ▲유아기에는 숲 유치원 ▲아동청소년기를 위한 산림 교육 ▲청년기를 위한 산악레포츠 ▲중장년기를 위한 산림휴양시설 및 산림치유 ▲노년기를 위한 산림휴향 ▲해년기를 위한 수목장 등을 바탕으로 지난 해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정책을 마련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또 “금년도부터는 이러한 정책들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산림교육활성화에 관한 법률이나 산림치유지도사를 도입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의 내용을 귀담아 듣고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숲 조성과 관리방안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복지숲 조성사업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민간·기업·정부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조성된 숲 안에서 복지 아동, 노인 등이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지역커뮤니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숲, 자연스런 시설 개방 이끌어”
김연희(동명아동복지센터 사무국장)

동명아동복지센터의 김연희 사무국장은 복지숲 조성 수혜시설의 입장에서 본 복지숲 운동에 대한 필요성, 한계, 개선방안 등 체감도 높은 얘기들을 이어갔다.

 

▲ 김연희 동명아동복지센터 사무국장

 


김 국장은 “녹지공간이 생활환경이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생활하는 녹지공간은 사회적으로 높아지는 반면,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약하고 녹지부분을 마련하고 운영할 수 있는 지원체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복지숲운동은 “미약한 지원체계 속 대안적 사업으로 민간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이용자들에게 많은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사회복지시설 개방화에 대해 “흔히 개방이란 말을 많이 하지만 시설거주자들에게는 결국 집을 개방하는 셈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김 국장은 “복지숲 조성 이후에 시설 아이들이 오히려 복지숲운동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고 가꾼 결과물을 자랑하고 싶어 친구들을 데려 온다”며 “숲 운동이 아이들의 마음도 개방하고 집도 개방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숲, 또 다른 인권”
김유리(생명의숲 커뮤니케이션실 부장)

김유리 부장은 “숲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나 숲은 또 다른 인권에 해당되기도 한다”며 특히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생활주변에서 반드시 누려

 

▲ 김유리 생명의숲 커뮤니케이션실 부장

야 할 숲을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아직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복지숲을 “학교숲의 초기 과정과 비슷하다”고 소개하면서 “지난 14년에 걸쳐 현재는 전체 학교의 20%에 학교숲을 보급한 학교숲운동도 초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며 복지숲이 여타 숲운동들을 본보기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또 지속적인 유지관리 및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김 부장은 “사회복지시설 구성원들 역시 숲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방법적인 면과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쉽게 다가서기 힘들다”며 ▲관계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연수 및 교육 ▲쉬운 형태의 매뉴얼 보급 ▲유지관리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및 사회적 기업과의 연계 ▲숲, 나무에 관심이 많은 자원봉사자를 통하 재능 기부 등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자 맞춤형’ 복지숲 조성 필요해”
김원주(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복지숲은 시설 내 사람들간 유대강화와 휴식, 여가공간을 통한 심신의 회복과 치유공간으로 매우 중요하다”

▲ 김원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복지숲의 신체적·정서적 치유 기능을 강조한 김원주 연구위원은 “복지숲과 연계공간들은 노약자나 장애인 등을 위해 장애 부분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라고 말하면서 “시설 조성 시 단차를 없애거나 시·지각의 어려움이 있는 이를 위한 안내시설, 정서적 함양을 위한 수종의 선정 등 ‘이용자 맞춤형’ 복지숲 조성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활용 측면에서는 지역사람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시설이용자들이 자활하는데 필요한 기능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것들이 다시 타 시설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 토론회를 통해 연구과제를 안고 돌아가게 됐다”며 “사회복지시설과 지역사회의 커뮤니티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지역별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향후 연구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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