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한국조경인축구단과 일본조경인축구단이 자연경관이 뛰어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제주도에서 그 자연경관만큼이나 푸른 아름다움이 가득한 만남을 가졌다.

‘만남’이라는 노래가사만큼이나 운명처럼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그 맥을 10년간 이어온 두 나라 조경인들이 이제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는 뜻 깊고 행복한 회합의 장을 연 것이다. 11년 동안 매해 치러왔던 행사였지만 양 국은 올해가 마치 첫 만남인 것처럼 설렘과 반가운 마음으로 서로를 맞이했다.

올해는 특히 일본의 3.11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 피해 복구를 위해 응원 영상 메시지와 의연금을 보내는 등 힘을 실어줬던 한국팀의 우정을 되새기고 현재 그리고 미래 조경업계의 고민을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협력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행사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바로 한국과 일본이 각각 팀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간 축구 본선경기를 제외하고는 ‘크크’, ‘호호’, ‘하하’, ‘히히’ 등 4개의 한·일 혼합팀을 구성해 팀별로 경기를 치렀다는 점이다. 

준비위에 따르면 ‘하하’ ‘호호’는 결혼식을 맞는 웃어른들의 기쁜 웃음이고 ‘크크’는 결혼 예식날 벌어질 수 있는 실수까지도 즐거워하는 웃음 그리고 ‘키키’는 첫날밤 신랑·신부를 엿보며 웃는 상황을 연상시킨 것이다. 더불어 70~80년대 산업성장 시기에 가장 인기가 높은 신혼여행지가 제주도였던 점을 착안해, 그 시절의 회고하며 즐거운 행사로 추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이 ‘팀’으로 뭉쳐 더욱 친밀한 행사로 추진됐으며 가족팀까지 빠짐없이 경기에 참여하는 등 게임 참여율도 높였다.

22일 열린 본 행사 개회식에는 이민우 (사)한국조경사회 회장과 최종필 (사)한국조경사회 부회장도 참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세계 7대 자연경관지 중 하나인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한일조경인 축구단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또 마사노리 데키(Masanori Deki) 일본조경인축구단 단장은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때에 한국팀으로부터 안부메시지, 재해지의 응원 그리고 복구·부흥을 위한 의연금까지 보내줘 감사했다. 마음이 담긴 응원 메시지로 큰 힘을 얻었다”면서 “‘사람과 사람’ ‘정과 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이 축구대회를 통해 얻은 서로의 우정과 신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랑이자 큰 재산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가내키요 감독, 요시노·곤도 부감독 체제로 팀을 강화했고, 참가자 전원이 승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역시 1:0으로 한국팀이 우승했다. 후반전 40분까지만 해도 0:0으로 무승부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더욱이 이번 경기에서는 일본 신인선수들의 압박수비가 더욱 돋보여 한국팀으로서는 지난해와 다른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경기종료 2분을 남겨두고 미들필더인 안선기(청우개발, 25번) 선수가 중거리 슛으로 극적인 우승골을 터트렸다.

조경세미나, 새로운 시점 맞는 조경계 발전안 논하다

또한 양국 간 기술교류를 위한 행사인 ‘조경세미나’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유럽에서부터 미국, 동남아시아, 아프라카 등 세계 각국의 해외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해온 카네키요 노리히로(Kanekiyo Norihiro, 타카노 조경설계, 2번)는 그간 추진해 온 프로젝트 설명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사례 및 전략’에 대해 발표했으며 ▲떨어질 거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성으로 참여해야 한다 ▲어학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인재육성이 필요하다 ▲참여자 모두가 국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건축 등과 연계된 분야 등의 컨설턴트 및 인프라에 대한 발표 및 설계경기에도 참여해야 한다 ▲어린이 놀이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턴쉽 제도를 수용하는 것이 좋다. ▲많은 노력을 쌓으면 어떤 날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등의 해외 프로젝트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필수사항들에 대해 설명했다.

 

 

마사노리 데키(Masanori Deki) 단장은 ‘고령사회와 공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복지예산과 연결시킨 전략적인 공원 계획 사례를 설명하면서 경기악화로 인한 예산삭감 등 새로운 시점에 돌입한 조경 분야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돌파구에 대해 논의했다.

이밖에도 한국팀 대표로 발표에 나선 송환영((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14번) 선수는 ‘화성 종합경기타운 건설사업관리건설사업관리’라는 제목으로 공사추진 절차 및 설치 시설 소개, 동파 피해가 우려되는 잔디 관리 등 조경을 중심으로 공사감리 시행 전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마지막 ‘환영의 밤’ 행사에서는 우승팀 시상 및 양국 MVP 발표, 선물교환식 그리고 노영일 단장과 조직위원회들이 함께 ‘만남’을 부르는 등 양국 선수와 가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즐거운 시간을 나눴다.

노영일 한국조경인축구단 단장은 “축구를 매개로 서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조경세미나를 통해 앞선 조경 분야의 노하우까지 기꺼이 공개해 주는 모습을 보고 10년간의 오랜 우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면서 “특히 이번 행사는 한일 간 경쟁구도가 아닌 공동팀 형태로 구성해 참여율을 높였다는 점도 양측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의 10년은 이번 대회와 같이 양국 경쟁이 아닌 공동팀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 젊은 조경가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더욱이 서로의 슬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었던 계기의 행사였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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