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동원 한국CCR 대표

건축주 의견, 옥상공원 조성때 최우선
14년간 외길…200여 시공사례 입증
끊임없는 신소재 개발로 경쟁력 확보


과거 지상 조경의 연장선으로 여겨지던 옥상공원이 최근에는 문화적인 요소가 반영되면서 다양한 시공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병원의 치료정원, 유치원의 생태학습장, 공공건물의 이벤트 공간, 상업건물의 미니공연장, 테이크아웃 카페 출현 등 옥상녹화의 새로운 가능성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 역시 잘 가꾸어진 옥상정원은 직원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애사심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하는 ‘똑똑한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이번 주 조경작품 Review에서는 잘 조성된 옥상정원이 직원 및 관계자들의 휴게공간 이외에도 다양한 방송촬영을 위한 세트로써 활용되고 있는 SBS 방송센터 옥상공원을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 ‘제3회 인공지반녹화대상’ 작품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SBS 옥상공원을 설계·시공한 (주)한국CCR의 변동원 대표를 만나 그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공지반녹화대상’ 수상 소감은? 
옥상녹화 공간에 많은 긍정적 변화가 일고 있고 건축주들 역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옥상공원을 설계·시공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아직도 조성비용은 건축주들에게 부담스러운 문제로 남아 있다. 결국 예산의 제약은 디자인의 제약으로 이어지고 시공과정에서 설계안이 변경·축소되는 경우도 많아 작품성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SBS목동센터 옥상공원은 다행히 이 부분에 대한 건축주와의 합의가 이루어져 총 2억4천만원(서울시 9천만원, SBS 1억5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덕분에 다채로운 식생과 시설물 도입이 가능했고 조경 소재도 다양화·고급화 할 수 있었다.
또 대상지가 SBS방송센터의 중간층수인 9층에 자리해 있어 주변에 위치한 높은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 빌딩, 유리로 마감된 방송센터 상층부에서 모두 조망이 가능하다. 때문에 옥상공원 조성 후 직접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 이용자에게까지 녹음과 계절을 경험하게 해 옥상녹화의 홍보효과도 큰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이 높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컨셉트 및 조성시 중점을 둔 사항은
2009년 9월부터 한 달 반 동안 전체 1994m² 면적에 경량형 904m², 혼합형 502m², 옥상 양 옆 날개 부분에 드라이가든 252m²이 완성됐다.
우리가 옥상공원 조성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건축주의 의견이다. 건축주가 무엇을 원하고 활용도가 어디에 초점이 맞춰줘 있느냐에 따라 구성도 바뀌고 동선도 바뀐다. SBS의 경우 휴게 공간, 흡연 공간, 다양한 식재 연출 등을 요구했고 방송국이라는 특징을 고려해 방송 세트장으로써의 활용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옥상공원이 휴게공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이용도를 극대화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계절별 개화기와 수목의 변화를 고려한 식재계획으로 계절마다 풍부한 색감과 양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충분한 휴게 공간을 두어 옥상정원이 방송센터 관계자 및 직원들을 위한 도심 속 녹색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옥상녹화의 경우 관리소홀시 오히려 지저분한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하도록 관수, 배수를 고려했다. 관수의 경우 가격대비 효과가 큰 이동식 스프링클러와 개별 밸브를 이용한 반자동 방식을 택했으며 모든 배수를 옥상 양 끝에 있던 배수드레인과 연결, 완벽한 배수가 이뤄지도록 했다. 또 모든 배수구에 전동구를 설치해 문제 발생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인접 식생끼리 뒤섞여 공간구분이 모호해지고 자칫 지저분한 공간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식재 계획시, 웃자랄 수 있는 식물을 배제하고 경계를 명확히 하는 소재 사용과 동선계획에 신경을 썼다.
사람의 출입이 어려운 양옆 날개 부분은 세덤류와 암석 등을 이용한 드라이가든으로 조성해 인공관수 없이 갈수기에도 식생의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국CCR만의 장점은
‘최다실적, 시공의 신뢰성, 끊임없는 신소재 개발’로 정리할 수 있다. 1992년 설립된 한국CCR은 1997년 국내에 최초로 유럽식 토탈 옥상녹화시스템을 도입했다. 다른 회사들이 지상조경 시공을 주업으로 하면서 옥상녹화로 사업분야를 넓힐 때 우리는 14년 동안 인공지반녹화 한 길만을 걸어왔다. 그간 200여건이 넘는 옥상공원을 조성했다.
또 ‘시공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다. 우리는 옥상공원을 만들 때 시공이 아닌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을 한다. 때문에 옥상경관에 필요한 포인트를 찾아 적절한 소품들을 활용하고 철저한 마감을 위해서는 손이 많이 가고 이윤이 덜 남더라도 제대로 된 소재를 사용한다. 하나를 해도 확실하게 제대로 쓰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도 견고하고 유지관리가 쉽다. 옥상녹화라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잘 꾸몄느냐, 누가 더 깔끔하게 마무리를 잘 했느냐’가 시장의 믿음을 얻는 지름길이다. 수주를 할 때도 건축주에게 우리가 시공한 현장들을 꼭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신소재개발은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다. 우리의 시스템은 서울시의 ‘옥상녹화 설계 지침’에 반영될 정도로 검증이 된 상태다. 때문에 현재는 신소재를 시장 확대 속 ‘한국CCR만의 돌파구’로 삼고 소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소재개발 방향은 옥상공원이라는 것이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기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되도록 자연석, 원목 등 자연소재를 이용하고 있다.

SBS 옥상정원에 적용된 기술과 소재
SBS방송센터에는 그간 한국CCR의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 있다. 저·배수용 단열판, 화산석 개량토, 투수블럭, 인도네시아 특수 원목(데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저·배수용 단열판은 저수와 배수 단열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화산석 개량토(토양, 멀칭재)는 토양의 기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적성 토심을 최대한 낮출 수 있어 최저토심으로도 야생초화류 식재가 가능하다.
투수블록은 빗물이 100% 투수될 뿐만 아니라 투수 후에는 수분을 머금고 있어 복사열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무게 역시 기존 점토벽돌 대비 절반으로 경계석, 디딤석, 플랜트 박스 제작 등 풍부한 디자인이 가능해 하중부담이 관건인 옥상녹화에 적합한 소재다.
주요동선을 따라 깔린 데크는 인도네시아 특수 원목을 가공하여 사용했는데 못질이 불가능할 정도로 일반 방부목 대비 강도나 탄력성, 내구성이 탁월하다.


향후 계획하고 있는 옥상녹화 방향은
도시농업과 연계된 옥상녹화를 하고 싶다. 일반적인 옥상녹화 방식에 부분적으로 텃밭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유채꽃밭, 보리밭, 논 처럼 정말 경작지면서도 미적 감각이 들어간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 겨울철에 유휴지가 되는 문제는 동선과 볼륨 디자인을 통해 해결할 생각이다. 예를 들면 우리의 자연은 돌, 풀을 잘라내고 남은 밑둥들도 고유의 색깔과 볼륨이 있고 겨울철 눈이 덮였어도 높낮이가 있고 둔덕, 고랑 등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런 요소들을 디자인에 반영하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또 하나는 옥상에서 만나는 저수지다. 물을 저장하기 위한 저수지가 아닌 옥상전체가 수변공간이면서 섬이 있고 수공간에 어울리는 수생식물들과 물고가 어우러진 생태공원을 만드는 것이다. 하중에 민감한 옥상녹화로서는 실험적인 시도지만 물을 전체적으로는 얕게 하고 물고기가 다니는 길 등 필요한 공간만 깊게 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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