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조경, 사람들 찾는 이유”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조경, 사람들 찾는 이유”
  • 고은하 기자
  • 승인 2011.10.17
  • 호수 1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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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보존’…창립회장 유언 따라 경영
버려지는 폐자원도 ‘조경요소’로 활용
<조경작품 리뷰 인터뷰- 임용섭 남이섬관광조경연구소장>

이번 주 조경작품 리뷰는 ‘남이섬’이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였던 남이섬은 드라마의 성공과 함께 많은 이들이 찾는 명실상부한 관광지로 도약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열기는 점차 식어감에도 불구하고 관광지 남이섬에는 연간 2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등 그 인기는 점차 높아만 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에는 남이섬 내 ‘관광조경연구소’도 설립했다. 관광과 조경이 엮인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미 관광지로 우뚝 선 남이섬이 왜 관광과 조경을 묶어 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것일까? 임용섭 관광조경연구소장을 만나 현재 남이섬이 관광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연구소의 설립 목적과 역할, 남이섬의 조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 임용섭 남이섬관광조경연구소장

 


남이섬이 현재 모습을 갖기까지는?
남이섬은 1994년 청평댐을 만들 때 북한강 강물이 차서 생긴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내륙의 섬이다. 1965년 창립회장인 수재 민병도 선생이 토지를 매입, 모래뿐인 불모지에 다양한 수종의 육림을 시작했다. 처음 이곳은 9홀 골프장으로 시작했다. 시대적으로 앞선 문화였던 것이다. 그 후 종합휴양지로 조성해 동물원과 사행성 오락장 등을 유치했다. 그 결과 골프장 조성 때보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긴 했으나, 술 마시며 놀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듯 방종된 놀이문화 장소로 활용됐다.
이에 민병도 창립회장은 2001년부터 ‘문화예술 자연생태의 청정정원’ 역할로서 재창업을 선언하고 전문 경영인 강우현 대표를 영입해 환경과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민병도 회장 타계 전 “남이섬은 개발하지 말고 새가 많이 날아들고 야생화가 피는 생태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달라”고 남긴 유언에 따라 모든 경영지침이 생태지향적 공간 만들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관광조경연구소 설립 목적과 활동방향은?
연구소는 기존에도 수재원팀에서 활동하고 있었지만 관광조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지난 7월 승격 발족돼 눈길이 닿은 어디나 볼거리를 만드는 ‘관광조경’, 계획적으로 조성하되 관광객들에게는 자연스러움을 제공하는 ‘기획조경’, 자연에 대한 배려가 있으면서도 특별함과 신기함을 가지는 ‘창의조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모든 볼거리에 테마와 스토리를 불어넣고, 산 나무는 잘 키우고, 죽은 나무는 문화적으로 살리는 재활용 문화, 자연을 아끼고 인간과 공존하는 유기 생태공원 문화를 지속적으로 지켜가면서 새와 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관광지가 되도록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다.

연구소 세부과제와 구성은?
남이섬을 향기, 미각, 소리, 시각의 조경 4요소가 융합되고 녹아드는 상상나라 꿈의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연구소의 핵심사업이다. 이를 위해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는 ▲수목식생환경 연구 ▲지피식물, 수생식물 연구 ▲자원 재순환 조경 실현 ▲노거수 보호구역 조성 ▲수목, 야생화 도감발간 ▲키친가든 조성 ▲디자인을 결합한 복합조경 ▲지적재산권 출원 ▲스토리가 있는 테마가든 조성 등 세부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현재 연구소에는 모두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조경과 관련된 연구소이다 보니 근무자들이 조경학과 출신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겠지만,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전공은 중어중문, 산업과학 등 가지각색이다. 조경과 원예, 수목을 좋아하면 누구나 연구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 모여 조경의 제한적인 생각의 틀을 확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며 다른 곳과 차별화된 조경 디자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남이섬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오면 ‘편안하다’고 이야기 한다. 나 역시도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그것은 아마도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조경’ 때문일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남이섬의 모든 경영지침은 창업회장의 유언에 따라 개발을 지양하고 자연스럽고 생태보전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위락시설을 꾸미지 않았고, 마치 자연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제공한 점이 관광객들의 방문을 이끄는 것 같다.
또 한가지 이유는 ‘스토리텔링’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2006년 3월 국가형태를 표방하는 특수관광지, 나미나라공화국으로의 독립을 선언했다. 이에 남이섬에 들어오기 위해 표를 사는 것도 국립중앙출입국관리소(입장권 판매소)를 거쳐 여권(입장권)을 사야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했을 뿐 아니라, 섬 안 곳곳에 100가지 이야기를 담아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또 남이섬의 콘셉트에 맞으면 다양한 행사와 홍보관을 무료로 유치, 관광객들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남이섬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관광에 조경이 미치는 영향은?


관광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좋은 관광지’를 어떻게 정의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관광지란 ‘포토존’, 즉 사진 찍을 명소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 포토존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조경이다.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테마정원을 조성하면 그곳이 새로운 포토존이 될 것이고, 이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할 것이다.
그만큼 남이섬에서의 조경의 역할은 크고, 또 조경이 아닌 곳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남이섬, 이곳엔 꼭 가봐라~ 어디?
드라마 겨울연가로 남이섬의 ‘메타쉐콰이어 길’은 이미 유명해졌다. 메타쉐콰이어길도 좋지만 ‘이슬정원’과 ‘송파은행나무길’도 추천해주고 싶다.
이슬정원은 남이섬에서 나온 각종 폐품을 이용해 조형물로 조성했으며, 담장은 3000여개의 소주병으로 만들어졌다.
송파은행나무길은 송파에서 자란 은행나무를 식재한 곳이 아니다. 이 길에 떨어진 은행나무잎이 송파은행나무잎이다. 남이섬의 경우 추위가 일찍 찾아와 잎이 빨리 떨어지는데, 관광객들에게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서울 송파구에 떨어진 은행나무잎을 이곳으로 가져와 그 길에 뿌려놓는다.
이 곳의 공통점은 바로 ‘쓰레기’가 ‘쓸애기’로 변했다는 것이다. 남이섬의 조경은 버려지는 자원들을 다시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는데, 이 두 곳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이섬 미래조경과 향후 계획은?
현재 남이섬 조경은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활용한 복합조경이다. 앞으로는 최첨단의 조경시설을 넣기도 하고, 현대적 감각의 조경디자인을 가미해 신구가 조화되는 조경을 만들어갈 것이다. 계속 옛 것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경영철학인 ‘생태조경’ 바탕으로 삼을 것이다.
또 연구실 내에 ‘종자박물관’을 설립. 수목종자, 토종종자, 야생화종자, 각 나라별 종자 등을 모두 샘플링 해 전시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종자 보전과 더불어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은하 기자
고은하 기자 kohun1@latimes.kr 고은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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