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희 (주)토펙엔지니어링 부장
9월 뚜벅이들의 답사지 우포늪.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내륙습지, 국내 최대 자연늪이며, 제10회 람사르 습지 당사국총회가 열렸던 창녕 우포늪.

 


습지는 생태학적으로 생태계 보고로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수문학적으로 지구 온난화 예방과 홍수를 막아주며 토양침식을 방지한다. 그리고 수자원의 확보, 수질을 정화 및 생태관광 등 매우 높은 환경, 경제적 가지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리 가깝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다만 교과서에 있는 이론일 뿐이지만,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번 답사를 계기로 두 가지 배움의 기쁨을 가지고 왔다.

첫 번째는 ‘백문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 이라고 한 말의 의미를 가슴 깊이 느끼고 왔다.
‘백번 듣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고 말씀하신 선조들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이었다.

우포늪을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습지 주변에는 많은 꽃들이 활짝 펴서 봄의 향연을 만끽하게 하며, 양서 파충류, 포유류, 어류 등의 번식을 통해 생명의 탄생을 느끼며 여름에는 노랑어리연, 마름, 물옥잠 등 수생 식물들이 만발하다. 저마다 고유한 색상을 뽐내듯 내뿜는 노랑, 하얀, 보라 등 형형색색의 수생식물들이 우점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푸르른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한 폭의 캔퍼스를 연상케 하는 물풀의 융단들. 이맘때면 가시연꽃 온몸에 가시가 돋고, 자줏빛 꽃을 활짝 피우는 아름다운 경관과 갈대와 줄, 부들 그리고 매자기의 열매가 누렇게 익어 바람에 흩날리며 가을을 맞이한다.

그러다 찬바람이 불고 수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수중식물들은 열매를 맺고 물위를 떠다니다 줄기와 열매를 철새들의 먹이로 기꺼이 제공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생태계의 순환과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값진 여행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감사는 채우지 못한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다.
올해는 예상치 못했던 잦은 비와 폭우로 인해 수변을 가득 채웠던 수생식물들이 홍수에 의해 유실되면서 우리일행은 우포늪 대표선수인 가시연꽃의 아름자태를 볼 수가 없었다.

변화, 흐름이 있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것이다. 지금 보이는 아름다움과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또 다른 그리움. 철새들의 지상 낙원이 되어버린 겨울 우포늪을 상상해 본다.
이번 답사에 ‘가시연꽃, 겨울 철새까지 다 보고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 뒤엔 다시 온다는 무언의 약속이 나를 기억하는 너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소망하게 될 것이다.

뚜벅이 프로젝트는 ‘건강하자. 공부하자. 소통하자.’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조경인들의 반보 느리지만, 여유를 즐기는 아름다운 동행 속에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는 행복은 ‘상상 그 이상’이라고 자신 있게 큰 소리로 외치며 환한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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