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자은도 해안사구에서 수천~수백년간 존재해왔던 사구습지층이 발견됐다.

현재까지 매몰된 사구부식층(유기물이 사구모래층에 섞여 있는 층)에 대한 학술보고는 있었으나 매몰된 사구습지층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전국해안사구정밀조사 결과, 자은도 내 둔장, 외기·내치, 백산, 면전해안사구에서 6400년 전의 고사구층을 비롯해 1800년~700년 전까지 존재했던 사구습지층이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외기·내치사구와 백산사구는 자은도 북서해안을 따라 총길이 3.5km, 최대폭 1km에 걸쳐 분포하고, 사구 전체 면적이 약 170만㎡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며, 보전상태가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습지는 사구지대에 존재했던 것으로 당시의 지하수면을 반영하고 고식생(古植生)이 포함되어 있어, 과거 해수면변화나 해안선변화, 그리고 기후변화 연구 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은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외기·내치사구는 약 123만㎡의 면적에 최고 15m의 사구열이 분포하고 있으며 전사구·종사구·포물선사구·사구저지 등 다양한 사구지형이 발달해 특색 있는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은도 남서해안을 따라 형성된 면전∼백길해안에 분포하는 면전사구는 생물다양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면전사구에서는 멸종위기 I급종인 매·구렁이, II급종인 새호리기·말똥가리·애기뿔소똥구리·애기등·매화마름을 비롯해, 식물 364분류군과 야생동물 214종이 관찰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확인된 우수 생태·경관 등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사구지역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생태관광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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