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토의 65%가 산지이고 그 속에는 1%의 면적에 묘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상당한 면적이 묘지의 형태로 산야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고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57% 만큼의 산야가 묘지 개설로 훼손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 민족은 사후를 중시하던 생각이 있어서 왕들의 무덤이나 귀족들의 묘가 대규모 면적을 차지하는 호화로운 상태의 묘로 신분이나 권력, 효를 상징하는 것이 됐다. 그 덕분에 조선시대 왕릉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매장문화가 하나의 미풍양속이 되어서 지금 우리의 국토를 황폐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국토의 묘지화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장보다는 화장을 권장하였고 장례문화도 급격히 바뀌어 20년 전에는 17.8%에 불과했던 화장율이 2009년에는 65%를 넘었다고 한다.

그간에 홍보도 하였고 대기업 회장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화장 형태의 장례를 한 것도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장례 방법에 대한 인식이 최근 크게 변화해 매장(15.1%)보다 화장(79.3%)을 선호하는 결과를 보였는데 이에 비하여 장례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 화장장이 기피시설로 인식이 되면서 나에게 필요는 하지만, 내 주위에는 안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인하여 신규 화장장 건립이 막히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더구나 선출직 지자체 단체장마저도 표를 의식하여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힐 정도이다.

이번에 정부에서 자연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장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였는데 이동형 화장로의 보급, 자연장지 조성 허용기준의 완화, 추모시설같은 건축물이 없는 자연장지의 경우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에도 조성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선하고 바다에 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행위를 금지한 해양환경관리법을 정비해 바다 산골을 양성화하고 자연장 장려금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 와중에 진도군의 장례문화 개선 노력은 귀감이 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자연장 공원 조성이 환경훼손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적으로 대규모 장묘 수요를 감당할 수 있고 장례비용 경감도 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지고 있는데 전국의 각 지자체는 이를 벤치마킹하여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진 자연장 공원조성을 권유하고 싶다.

진도군의 자연장 내에서는 자연휴양림으로 활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음악회 백일장 등의 개최가 가능하여 어른부터 아이까지 전체가 이용할 수 있는 문화 휴식공간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장은 수목장형과 정원형 두 가지가 있는데 자연친화적인 형태가 된다면 한가지던지 혼합형이던지 어떠한 형태가 되어도 상관이 없다. 이제 각 지자체에서는 주민들이 편하게 즐겨 찾을 수 있는 자연장 공원 조성을 시도할 때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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