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설 제목은 지난 6월 29일에 조선일보 2면에 보도된 ‘건축가들에 ‘한국 대표 건축’ 물어보니... 선유도공원 1등, 광화문광장 꼴찌’ 라는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인터넷 댓글에서 가져온 것이다.

지금 조경설계를 하고 있는 조경가와 건설업체·제조업체에 종사하는 많은 조경인들이 신문기사 내용과 해당 건축가들이 조경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

조경가들이 불쾌해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서 해당 건축가들이 조경을 건축에 부속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물론 대형 빌딩처럼 건축이 타 공정을 리드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인정을 할 수가 있다. 대형 건물 속에는 기계설비·정보통신·전기설비·소방설비·토목·조경 등이 들어가도 종합하여 건축물이라는 표현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공원이나 단지조성처럼 조경이 과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디자인을 조경가가 리드하고 관련 공종인 건축·토목·전기·기계·토목 등이 참여하였다면 그 시설물은 조경시설물이 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러한 공원을 건축물이라고 표현했다. 선유도공원을 한국 대표 건축물의 1등으로 뽑고 건축가가 설계하고 조경가가 조경을 하였다는 표현은 주객이 전도가 되어도 한참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선유도공원은 조경가가 주도하여 설계하였고 국제적인 조경단체에서 최고상을 받아서 대한민국 조경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어서 청계천도 수상을 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조경가들의 작품이 해외 프로젝트에 당선이 되고 각종 조경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베스트 건축물 4위로 선정된 파주출판도시의 기본구상과 기본계획을 조경가가 주도하였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나 있을까? 광화문광장과 청계천은 건축가가 참여를 하지 않은 것이 워스트 건축물로 지목된 이유 중 하나인데 초기에 건축가들이 현상설계에 참여했고 끝까지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모든 디자인을 건축가가 주도해야만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주장으로 비추어지는 게 지나친 상상일까?

정말 주장해야 할 일은 중앙일보 6월 14일에 보도된 이순신기념관에 대한 내용이다. 건축가가 의도한 설계가 의사결정권자의 의도대로 바뀌어 버리고 조경가가 시도한 모습이 사라진 것에 대한 문제점을 역설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서로 상대 영역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함께 발전하게 되는데 이번의 경우처럼 남의 영역을 내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조경기본법과 함께 국회에 계류 중인 건축기본법개정안이 건축분야에 조경·도시계획·환경· 경관·토목 등을 넣으려는 것과 같은 의도로 보여서 건축가와 건축계의 영역확장 욕심이 조물주가 되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 진다.

온 국민이 염원하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발표된 오늘 ‘2018 IFLA(세계조경가협회)세계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IFLA 이사회에서 결정이 되었다는 낭보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날아 왔다. 대한민국 조경의 위상이 이러한데 조경을 건축에 가두기보다는 건축도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기를 고대한다.

 

논설실

키워드
#조경 #건축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