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배정한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조부연 한국도로공사 녹색환경처 차장, 손병훈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개발처 차장, 김경모 한국토지주택공사 녹색경관처 과장

지난 23일 ‘2011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제6회 공공기관 조경기술세미나’에서 토지주택·수자원·도로공사 등 공공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3대 공공기관 조경담당자들은 각 기관의 중요 추진 프로젝트와 쟁점 과제들을 풀어놨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이번 세미나에서는 ‘공공 조경의 디자인 철학과 쟁점 - 대형 공원을 중심으로’이라는 큰 주제에 대한 특강 자리도 마련돼 공공 조경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이날 김성용 한국토지주택공사 녹색경관처장은 개회사를 통해 “그동안 조경소재나 설계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가져왔지만 최근 경기침체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계 전반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때문에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설계용역의 지속적 확대와 공사발주 물량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조경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상생협력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경기본법 제정,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소를 위한 ‘국가도시공원 제도’ 신설, 공원녹지기본계획의 위상 정립, 환경복원공사업 신설을 통한 업역 다각화, 조경공사의 특성을 반영한 입찰·낙찰제도 논의, 조경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제도의 개선 등 조경 관련 정책과 제도의 발전과 현안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왜 또다시 대형공원인가?”이라는 논제로 특강을 시작한 배정한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는 “2000년대 접어들면서 기존과 다른 여러 공원들이 생겨났고 조경계에서 다양한 설계를 추진하는 등 7년 간 ‘풍년’을 보냈다”면서 “서울숲을 비롯해 여의도 한강공원, 북서울꿈의숲, 광교 신도시 호수공원, 순천만 등 대형 공원들이 늘어났다. 조경계 내부 이벤트일 뿐만 아니라 대형공원 조성을 통해 조경이 사회와 소통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해외 사례와 국내 사례 등의 분석을 통해 대형공원의 도시적 가치와 시민 삶에 끼치는 영향, 경제적 전략 및 문화·교통 전략 등 그 가치와 필요성을 전했으며 현재 추진되는 용산공원에 대한 가치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대도시의 변화와 대형 공원의 부활 ▲공원, 도시에 등을 돌리다 ▲공원, 다시 도시와 대화를 시도하다 ▲새로운 쟁점, 대형 공원 등 변화하는 공원의 가치에 대한 주제를 바탕으로 공공조경 흐름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도로공사, 폐도 복원 등 생태축 복원 추진
조부연 한국도로공사 녹색환경처 차장은 국가의 큰 프로젝트인 ‘한반도 생태축 복원방안’이라는 광범위한 사업 중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정부 정책 방향과 실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정부는 생태축을 3대 핵심축과 5대 광역축으로 지정, 관리해왔다”면서 “이 정부사업이 그동안 피부로 와 닿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6부2청이 모여 ‘한반도 생태축 복원 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등 지자체도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생태축이란, 자연환경보전법 제2조에는 ‘생물다양성 증진 및 생태계 기능의 연속성을 위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 또는 생태적 기능유지가 필요한 지역을 연결한 생태적 서식 공간’으로 명시돼 있다. 이를 구성하는 생태네트워크는 면·점·선 형태를 그 구성요소로 한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 하천, 서식처를 연결하는 축이다.

조 차장은 “현재 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한반도 3대 핵심생태축 보전대책을 수립했으나 전체적인 법 정비 및 추진체계가 미흡해 집행이 쉽지 않았다. 또 핵심축간의 연계성 없이 독립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모니터링 및 사후관리도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광역생태축도 도면 위주로 작성돼 신뢰도 측면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한 방안으로 5대 광역생태축 구축을 위한 ‘생태축과 인전 정주공간 조화’, 3대 핵심생태축 보완을 위한 ‘한반도 기본 생태축 연결강화’, 통합적 보전대책 ‘생태축의 상호 유기적 연결’ 등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재 한국도로공사 녹색환경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훼손 및 단절지역 복원, 백두대간 보호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반달가슴곰 복원 지원, DMZ, 도서연안 생태축 관리대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순천만 보호방안 등의 사례도 발표했다.

수자원공사, 스토리텔링으로 댐을 바꾼다
손병훈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개발처 차장은 ‘스토리텔링’으로 댐건설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한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과거의 댐이 건설·개발 측면으로 추진돼 부정적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 공간을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친환경 녹색개발 공간으로써 레크레이션 등 휴양가치, 환경정비 효과, 관광지화를 통한 경제적 가치 증진 등 그 이용가치를 높여갈 수 있게 됐다는 것.

손 차장은 “댐 주변 환경정비 사업에 대한 평가 결과, 경관적인 가치 및 지역명소화로 인한 가치가 크다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향후 레크레이션 등 잠재적 가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댐건설로 효용을 높이고 주변 정비사업을 통해 스토리와 감성이 있는 댐으로 업그레이드되고 BI와 IT가 가미돼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고 또 지역의 축제와 음악회,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건설 중인 7개 사업 중 진행이 가장 빠른 곳인 ‘군남홍수조절지’ 사례를 발표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9월까지 군남·부항·영주·보현·담양·화순·성덕 등 7개 사업에 대한 기본계획도 완료, 발표할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군남홍수조절지는 임진강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 음악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두루미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두루미테마파크, 태풍전망대 등을 연계한 두루 둘레길 등을 조성하고 총 26km에 평화소원이야기, 두루미의 하루, 두루미 꽃길, 임진강이야기 등 ‘21가지 이야기’를 담아냈다.

더불어 그는 하이퍼 파사드, 미디어폴 등 최신 정부기술을 접목해 댐 구조물에 3D영상을 구현하는 영상기술도 선보였다.

LH 통합경관계획, 지구지정 후부터 참여
김경모 한국토지주택공사 녹색경관처 과장은 ‘서울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 통합경관계획’이라는 주제로 통합경관 개념 및 현황분석, 가로 경관계획의 대안 및 강남지구 경관테마 중심가로 사례 등에 대해 발표했다.

김 과장은 “이번 공공기관 조경기술세미나는 세번째 발표다. 지난 번에는 공공디자인, 통합가로경관계획 수립 메뉴얼에 대한 것들이었다. 이번에는 그 두 주제를 실제로 지구에 적용시킨 사례를 발표하는 것”이라고 서문을 열면서 “통합경관이란 각 부지에는 도로, 보행지, 주거공간, 상업공간, 녹지, 공원 등이 있고 또 이 사업은 건축, 조경, 토목 등 뿔뿔이 흩어져 있었는데 이것을 통합하겠다는 것이 그 취지다. 따로 따로 만들어졌던 것을 한 ‘판’에 통합해 그려 보자는 얘기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경관계획은 지구단위계획 추진 후 그 가이드라인에 맞춰 설계했지만 통합경관계획은 지구지정 이후 인허가 당시 경관계획이 시작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즉 ULD회의를 통해 도시계획, 건축, 조경, 토목설계 등을 통합 조정하는 것. 특정경관계획 및 공공디자인 계획을 수행하는 통합경관디자인 총괄조정자 ULD(Urban & Landscape Desogner)는 ▲부서별 실무 담당자 그룹인 실무 TF ▲단지 조경설계 총괄계획가인 MLA ▲타 블록의 민간건설사 ▲공동주택 설계부서와 현장 ▲기타 토목설계 등과 협업을 통해 전체 지구계획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과장은 “통합경관계획 프로젝트 시범지구인 서울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는 진행 중인 사업이다. 타 부서와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도 많아 힘들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LH 보금자리 시범지구로써 진정으로 잘 만들어진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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