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망원 박명희 원장.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귀한 지면을 통해 조경인 여러분께 인사올리고 감사드릴 수 있어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저희 신망원은 1952년 전남 나주에서 그 당시 넘쳐나던 전쟁 고아들을 보살펴야겠다는 순수한 목적으로 고 박상진 목사님이 설립했습니다. ‘설립’이라는 거창한 말보다도 전쟁 통에 부모잃고 갈 곳 없고 먹을 것 없이 거리를 떠도는 불쌍한 아이들을 거둬서 일단 먹여 살려야겠다는 한 목회자의 간절한 심정으로 시작된 거였지요. 그리고 1958년, 보다 구체화된 뜻을 가지고 서울 용산구에 법인을 설립하고 원사를 옮겨 수 많은 아이들을 키워냈습니다. 그 이후 동작구에서의 긴 세월을 거쳐 1986년 2대 박용택 원장님의 결단 하에 지금의 신망원이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60주년을 맞이하는 저희 신망원은 그 세월동안 수 천 명 아이들의 여린 몸과 맘을 어루만지며 ‘사랑’과 ‘감사’를 아는 젊은이로 성장시켜 이 사회로 내보냈으며 현재도 생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곳에 오게 된 이름 없는 아이부터 내년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홀로서기 해야 하는 고등학생까지 모두 서른여덟 명의 아이들이 사랑으로 똘똘 뭉친 십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보육원입니다.

지난 긴 세월동안 감사히 사용해왔던 기존 건물의 구조와 환경은 저희 직원들이 제 아무리 최고의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어도 아이들이 느끼기에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가정’이라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한 기숙사 형태에 그나마 지어진 지도 오래되어 여름장마 때면 이곳저곳에서 물이 새어 들어와 아이들과 함께 물을 퍼내야했고, 겨울이 오면 여기저기 찬 바람이 들어오는 건물 전체가 냉장고 같아 방에서 잠깐 나오기도 힘들었던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따뜻한 진짜 ‘집다운 집’을 선물해주려고 펜션처럼 예쁜 그룹홈 여섯 채를 국비 60% 지원받아 짓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집만 짓고 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그랬습니다. 새 집으로 이사한 직후 아이들은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시설이 아닌 포근하고 예쁜 ‘집’에서 생활하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싶었지만 앞마당은 온통 돌밭에다 비만 오면 진흙창으로 바뀌는 탓에 뛸 수도 놀 수도 없는 버려진 땅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희들은 집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런 삭막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진정 행복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상처받고 이곳으로 온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이 펼쳐지고, 뛰다가 지칠 때면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하나 마련해 주는 일은 저를 비롯한 저희들 모두의 최대 숙원과제이자 간절한 소원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저희들의 간절한 기도가 지난 1월 말 신망원을 방문하신 한 조경인(한국조경신문 정대헌 편집국장)의 마음을 움직였었나 봅니다. 눈 덮혀 언뜻 보면 정취 있을 법한 저희 전경에서 황량하고 거친 앞마당을 발견하시곤 많이 안타까워하시며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석 달이 지난 5월초 저희 신망원에 진정한 봄이,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 기적은 설계를 시작으로 현장의 처음과 끝을 책임져주신 백승용 재능기부 현장소장님(유원조경건설)과 함께 초반에 멋진 자연석을 보내주심으로써 힘을 실어주신 백제석예원,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디자인파고라 두 동과 의자 8조를 후원해주신 (주)자인, 튼실한 데크무대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2011년 망원이축제를 가능하게 해주신 (주)정해목재방부방부산업과 (주)서중인터내셔널코리아, 망원이동산을 ‘저 푸른 초원’으로 채색해주신 한울스포츠잔디와 세심한 배려로 잔디깍기를 후원해주신 (주)경진이레, 망원이동산 주변과 전체 조경의 핵심인 조경수를 후원해주신 (주)수프로와, 지주목을 후원해주신 신동서산업, 알록달록 초화류를 선물해주신 학사조경농원, 아름다운 철쭉을 곳곳에 심게 해 주신 완주소양철쭉명품화사업단, 숙소 주변으로 유모차도 맘 편히 다닐 수 있도록 빈틈없이 보도블록을 깔아주신 (주)이노블록, 투수마사토포장으로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라는 별칭의 산책로를 조성해주신 수풀리안, 자연친화적인 수목표찰과 우드사인을 선물해주신 (주)도시와숲, 위험하고 보기 흉한 경사로를 론생볏짚으로 안전하게 덮어 마무리해주신 (주)엘티아이조경산업, 그리고 수고해주신 모든 기업에게 의미있는 초대권을 선물해주신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까지 무려 15개의 아름다운 기업이 함께 해 주심으로써 비로소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경’이 가장 큰 선물이었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신망원이 걸어온 60년이라는 그 긴 세월동안 수 많은 분들의 손길과 마음이 함께해서 수천 명의 아이들이 아름다운 청년으로 커 나갔지만 이번 만큼 단기간에 수 많은 인력과 물품이 투입되어 저희 아이들과 함께 해주신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나눔의 크기보다 무한한 깊이의 감동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심정에 부족한 글이지만 감사의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아이들의 푸른 꿈을 후원해주신 멋진 조경인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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