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고정희 박사] 마치 전장에서 꼿꼿한 자세를 지킨 채 그대로 죽어 간 젊은 장수 같았다. 나무를 많이 보아 왔다고 여겼는데 그런 모습으로 죽어간 나무는 처음이었다. 그냥 너도밤나무가 아니다. 보기 드문 인데 근 이십 년 가까이 곁에서 보아 왔고 나름 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준 나무였기에 그 죽음에 면해 받은 충격이 여간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나무가 아니다. 베를린시에서 지정한
한국이 그립지 않은 때가 없지만 그 그리움이 넘칠 때면 이따금 10 유로를 지불하고 광고없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실컷 볼 수 있는 사이트에 들어간다. 거기서 드라마도 보고 새로 나온 노래도 들으며 울고 웃는다. 그런데 요즘 노래 가사나 드라마 대사 중에 “지켜줄게”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걸 느낀다. 낯설지만 듣기 좋다. 우리 젊은 시절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요즘은 사랑해~ 대신 지켜줄게! 그러는 모양이다. 사랑하는 방식이 진보한 것 같다.독일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rdquo
환경 – 조경 - 도시베를린. 겨울 내내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지금도 내리고 있다. 이 비가 모두 눈이 되어 내렸다면 지금쯤 베를린은 눈 속에 깊이 파묻혀 버렸을 것이다.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간 적이 없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이라고 한다. 정원에, 공원에, 발코니에 아직도 여기저기 꽃이 피어 있다. 반갑기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장면이다. 휴면에 들어갈 적당한 시기를 찾지 못하니 식물들이 모두 불면증에 걸리는 건 아닐까. 그러다가 정작 봄이 오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시름시름 잠드는 것이 아닐까.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