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조선 시대의 토지제도 및 생활방식은 오늘날과 큰 차이가 있다. 조선 초기 산림천택(山林川澤)의 사적인 소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됐다가 16세기부터 지배층의 사유화가 시작되면서 완화됐다.해남 윤씨 가문의 토지 확장은 주로 토지의 매입과 간척지 개간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해남 일대에 넓은 경작지를 소유하게 됐다.윤선도는 지리와 해양, 자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문의 경작지를 간척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에 원림들을 조성했다.그렇다면 경제적인 이유로 시행됐던 인클로저법 덕분에 영국의 풍경
도시미화운동(City Beautiful Movement)은 혁신주의(Progressivism)라는 사회적 운동을 배경으로 19세기 말에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사회통합과 개선’에 관한 이념을 담은 혁신주의 운동은 도시의 물리적 환경개선과 도덕적 질서 회복이 상호보완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대적 인식과 함께, 남북전쟁 이후 혼란했던 미국 전역에서 유행하였다.도시미화운동 당시 도시·건축·조경가 및 예술가들은 작은 정원의 설계, 조성에서부터 도시설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기여하면서 도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신준호 연수당 대표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조경학과 현대조경론 특강서 2019년 준공한 ‘아모레성수 정원’과 지난해 조성 완료한 남산 피크닉 문화전시공간의 ‘어반포레스트 가든’ 사례를 통해 ‘자연주의 정원’의 가치를 지난 17일(화) 강의했다.‘아모레성수’ 정원은 ㄷ자 형태의 중정에 들어선 도시정원으로 “숲의 감각을 깨우는 정원”을 콘셉트로 조성됐다. 빛과 이동 경로에 따라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가인 윤선도가 보길도에 정원을 만든 때는 그의 나이 51세인 1637년이었다. 그 이후로 40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산과 강도 변했고, 교통과 기술, 산업 등 전 분야에서 사회는 격변했다. 조선시대의 사회제도와 생활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땅 속에 묻힌 초석 파편만 남아 그 시절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우리의 옛 정원도 마찬가지다. 외부공간에 자연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정원은 전쟁, 도시개발 등으로 인해 흔적조차 남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땅속의 흔적들만 남은 보길도의 부용동 정원을, 현
마감 시즌인 연말을 지나고 있다. 책상에 앉아 이런저런 작업을 하다 잠시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보이는 산을 바라본다. 온몸을 꽉 채우고 있던 긴장과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리는 듯하다. 관련 연구를 살펴보니 자연을 접하며 일하는 근로자들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들보다 병가를 내는 시간이 11시간 정도 적으며,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자연을 보는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속도는 그렇지 못한 직원들보다 6~12% 빨랐다. 또한 브리즈번 주민 1,500명을 대상으로 매일 30분 이상 녹지를 접하게 했을 때, 우울증과 고혈압 관리에 자연이 긍정적인 역할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우리는 실생활에서 어려울 때 후견인을 만난다는 것이 마치 소설이나 영화에나 나오는 허구로 생각할 때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필요할 때 등장하는 홍반장이나 히어로는 늘 우리 곁에 없었기 때문이다. 건조하다 못해 비스킷처럼 부서질 것 같이 말라버린 도시라는 황무지. 그 안에서 그늘을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키다리 아저씨의 그림자와 같을 것이다.그런 키다리 아저씨와 같이 남몰래 후배들을 지켜준 사람들 ‘나무그늘키우기’ 장학회 장종현 디자인 쏘울 소장, 정 엽 삼성물산 책임
2021년 6월 10일,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숲법)」이 시행되었다. 도시숲법의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제도 정비, 정책 발굴, 사업 시행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도시숲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직적인 정책은 부재하고, 장기비전 없는 단편적인 사업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더불어 도시숲 조성관리의 불확실한 목표와 실현지표의 부재, 현실과 맞지 않는 도시숲 현황 통계, 유지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공개공지와 공동주택 등 사유지 녹지, 가로수 가지치기의 미흡한 기준과
[Landscape Times]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 ‘선배님, 저는 00학번 나조경입니다. 만나 뵌 적은 없지만, A선배에게 소개받고 연락드립니다. 찾아뵙고 진로에 대해 여쭙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대학원 입학 시즌이 시작되면 더 많은 연락을 받는다.어느 날은 오래 못 봤던 후배에게, 어느 날은 답사 동행하는 다른 전공의 학생에게, 아르바이트하러 온 학생들에게, 또 어느 날은 다양한 분야의 현직 종사자들에게 상담 요청을 받는다. 누군가에게 특별히 대단한 조언을 할 처지도 아니지만, 어느 분의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인류의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과학·기술의 혁명적 발전과 인구구조의 변화는 우리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대응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대량생산체제로 인해 풍요의 시대를 맞이했지만, 이로 인한 과잉생산과 인구감소 등은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미래가 희망적일 것이라는 낙관만은 하기 어려운 대전환기에 서 있다.그리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새로운 미래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불확실성이 길이다.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구조 변화과정에서
[Landscape Times] 세계적으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새로운 성장 모델이자 국가정책의 핵심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사회통합의 요소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사회 이동(social mobility)과 함께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경제성장의 과실과 복지서비스를 고루 누리며,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중요한
지난 한 해, 그린뉴딜, 스마트시티, 지역재생 및 지역경제 등은 조경 뿐 아니라 공간 관련 분야에서 주요 화두였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경제회복을 위한 그린딜 전략이 최선의 옵션으로 평가되고 있어 2021년에도 그린뉴딜 정책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듯하다.2008년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Hot, Flat, and Crowded: Why We Need a Green Revolution - And How It Can Renew America”이라는 저서에서 세계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매년 본지 오피니언 속 인기 코너이자 전통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 2021년 신축년을 맞아 새로운 논설위원 9인을 소개한다. 도시재생을 비롯해 농어촌문제, 전통정원, 도시녹지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형 뉴딜정책과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 등 사회적 이슈도 날카로운 시선과 필력으로 풀어낼 것이다.정남식 목포대 교수는 지역활성화센터 소장으로 역임하면서 15년간 공동체 기반의 지역활성화 연구 및 실무에 강하다. 현재는 목포대 도시및지역개발학과에 지난해 임용돼 농
[Landscape Times] 코로나19 장기화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행, 축제 등의 부재는 코로나블루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라 지역축제의 대부분이 취소 또는 연기되었다. 이에 많은 축제들이 온라인 축제, 랜선 투어 등의 온라인 참여와 홍보를 특화하는 방향으로 이 상황을 대응하였다.그러나 축제 개최를 위한 준비기간이 길고, 현장성과 일시성이 강한 자연자원을 활용한 꽃 축제 등 조경관련 축제는 온라인 축제 전환에 어려움이 있어 대부
[Landscape Times]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25년경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는 60조원으로 추산된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09년 257만4천원에서 2018년 454만4천원으로 늘었으며, 2019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40%를 넘어섰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비용 증가를 완화하
[Landscape Times] 해양수산부의 주도로 해안마을 곳곳에 어촌뉴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어촌뉴딜 사업은 지금까지 낙후되고 소외되었던 어촌ㆍ어항의 통합적 개발을 통해 생활 SOC 등 인프라 현대화와 어촌사회를 혁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어촌의 핵심자원을 발굴·활용하여 해양레저형, 국민휴양형, 어촌문화형, 수산특화형, 재생기반형 등 다양한 유형의 어촌으로 재조성하여 사회·문화·경제·환경적으로 어촌 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국가 균형발전 및 어
[Landscape Times] 졸업연구 크리틱 수업시간, 연구를 진행하는 학생들의 발표가 한창이다. 그 중 도시공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학생들이 동그라미 세 개가 조금씩 겹쳐져 있는 화면을 띄우고 다음과 같이 설명을 시작한다.“해외사례를 통해 살펴보니 공원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경제·사회·환경’의 3가지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도시분야는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조경분야는 경제적인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주로 사회·환경적인 측면에서 분석
[Landscape Times] 무장애 설계(Barrier-free design),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포용도시(Inclusive city)와 같은 개념들이 공간 계획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며 최근 이러한 개념을 반영한 공간들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다. 무장애 설계는 일반적으로 장애가 있는 이용자도 물리환경 및 태도 등의 장애 요인을 제거하여 어떠한 방해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크기, 힘, 능력 등 연령이나 신체적인 차이와 무관하게 노약자, 장애인과 비장애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한국조경신문은 2020년 경자년을 맞이하면서 ‘조경시대’ 7인의 객원 논설위원 라인업을 구축하고 국내 유일의 조경 전문 주간지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새롭게 구축된 객원 논설위원의 게재 글은 오는 1월 9일 제570호를 시점으로 12월 24일자 제616호까지 릴레이로 게재될 예정이다.새롭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2020 조경시대 필진으로는 홍석환 부산대 교수를 비롯해 한승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 이태겸 박사, 강준철 용인바이오고 교사, 신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지난 18일(월) 성수동에서 의미 있는 현장 수업이 진행됐다. 상지대 친환경식물학부 2·4학년 학생들이 CA조경기술사사무소와 아모레성수를 찾은 것이다.먼저 학생들이 찾아간 곳은 2004년에 창립된 CA조경기술사사무소이다. 사람과 자연, 그리고 시간과 땅의 기억, 단순함이라는 5가지 철학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곳으로 청계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최근에는 광화문광장에 이르기까지 굴직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했다.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은 각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고산 윤선도(1578~1671)가 은둔 생활을 위해 찾은 보길도 입도에 대해 일반적으로 ‘우연한 입도’라는 주장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금산이었던 보길도의 변화와 윤선도의 행적들을 보면 단순히 우연이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논문이 발표돼 관련 학계에 새로운 반향이 일고 있다.이태겸 에스이공간환경디자인그룹 공공디자인연구소 소장 겸 조경학박사와 김한배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집필한 ‘조선조 토지제도와 인식을 통해 본 보